초고위험 ISA, 신흥국 리스크에 수익률 상승 '브레이크'

중국·베트남 지수 연초 대비 20%↓…ISA 수익률 깎아먹어
“해외 투자 펀드 리밸런싱 7일 소요…즉각적 대응 어려워”
  • 등록 2018-07-22 오후 4:30:16

    수정 2018-07-22 오후 4:30:16

최근 3개월 가장 많이 하락한 일임형 ISA (자료=금융투자협회)(단위=%)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20%가 넘는 누적 수익률을 자랑하던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수익률 상승세가 최근 제동에 걸렸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 증시가 흔들리며 최근 3개월 기준 수익률 대부분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ISA는 정부가 2016년 내놓은 금융상품으로 예금과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을 하나의 계좌로 투자할 수 있고 소득에 따라 계좌에서 발생한 금융소득의 200만~4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있는 대표적인 절세상품이다. 금융회사에 운용을 맡기는 일임형의 경우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초고위험 △고위험 △중위험 △저위험 △초저위험으로 MP가 구분돼 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ISA 초고위험 모델포트폴리오(MP)의 80%(전체 60개중 40개)가 최근 3개월 마이너스 수익률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낮은 수익률을 보인 상품은 메리츠종금증권의 초고위험 상품인 ‘메리츠 ISA 고수익지향형B’로 최근 3개월 동안 6.39% 하락했다. 이는 금투협 공시 기준 5월 말까지만 포함된 수치로 무역전쟁 우려가 본격화된 6월까지 고려하면 하락폭은 더 크다는 것이 금융투자 업계의 설명이다.

장기 성과로 보면 초고위험 ISA의 수익률은 여전히 시장대비 견조하다. 최근 3개월 기준 가장 많이 하락했던 ‘메리츠 ISA 고수익지향형B’의 최근 6개월 기준 수익률은 2.37%이고 최근 1년 수익률로는 17.56%을 기록중이다.

하지만 최근 미중 무역 분쟁으로 신흥국 증시가 고꾸라지면서 상대적으로 신흥국 투자 펀드 비중이 높은 초·고위험 상품 수익률에도 제동이 걸린 상태다. 이들 상품은 투자금의 절반을 해외주식형 펀드에 투자했고, 대부분 베트남과 중국 등 신흥국에 투자 한 것으로 나타났다.

A 증권사 ISA운용 부서 한 관계자는 “올해 들어 국내 증시 흐름도 좋지 않았고, 해외 증시 역시 미국 나스닥을 제외하고 보합권이거나 하락하는 장이어서 최근 손실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중국 상하이 종합 지수는 2829.27로 마감, 올해 1월 고점(3558.13)과 비교해 20%가량 하락했다. 베트남 VN 지수 역시 941.85로 마감 1월 종가 고점 대비 21% 하락했다.

ISA 상품 특성상 리밸런싱(자산 재배분)이 쉽지 않다는 것도 손실 폭을 키운 요인이다. 개별 종목이 아닌 펀드를 담은 만큼 환매 기간 등에 시간이 걸린다는 설명이다. B 증권사 ISA운용 부서 관계자는 “5월 들어 신흥국 시장이 하락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해외 펀드 환매 기간 등을 고려하면 영업일 기준으로 약 7일이 걸린다”며 “급락장에 대응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운용부서 고민도 커지고 있다. A증권사 이 관계자는 “리밸런싱을 하면 손실을 확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며 “무역전쟁이라는 이벤트성으로 낙폭이 심해진 것이기 때문에 부분 반등이 나올 것으로 보고 미세한 비중조정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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