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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찾은 경남 창원시 가음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전화벨이 쉴 새 없이 울려댔다. 공인중개사는 기자의 질문에 답을 하다가도 걸려오는 전화 문의에 응대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조합원 입주권은 시세가 얼마나 되나’, ‘앞으로 재건축 아파트값이 더 오를까’ 등을 묻는 전화가 잇따랐다.
주택시장이 여름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지만 경남 창원은 딴세상이다. 통합 창원시 중에서도 옛 창원시(성산구·의창구) 주택시장이 가장 활기를 띠고 있다. 거래가 이틀에 한 건 정도 이뤄질 만큼 활발하다. 매물은 없고 수요는 많다 보니 올헤 들어 집값도 천정부지로 뛰었다. 옛 창원시는 창원국가산업단지의 배후 주거지역으로 이 지역 강남으로 통할 만큼 각종 주거 인프라가 집중돼 있다.
이 지역 주택시장 상승세를 이끄는 건 바로 재건축 아파트다. 옛 창원은 총 9만3000여명이 일하는 창원국가산업단지의 배후 주거지역이지만 주택은 1980년대 지어진 5층짜리 단층 아파트가 대부분이다.
현재 통합 창원시(마산·진해·옛 창원)에서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총 66곳이다. 이 중 31곳이 옛 창원인 성산·의창구에 몰려 있다. 노후아파트 비중이 높지만 이 지역에 신규 주택이 공급된 건 2012년 2개 단지(392가구)에 불과하다. 여기에 재건축 아파트 대부분 조합원 가구 수만큼 집을 짓는 1대 1 재건축으로 진행돼 수요에 비해 신규 아파트 공급이 상당히 부족한 상황이다.
최근 포스코건설이 진행한 ‘창원 더샵 센트럴파크’ 재건축 아파트 사업 설명회에는 3500여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이 아파트는 11년간 사업을 끌다 지난해 말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내달 착공을 앞두고 있다.
3.3㎡당 아파트 시세로 따지면 창원 성산구 가음동(1062만원)과 의창구 용호동(1323만원) 집값은 부산에서 가장 비싼 해운대구 우동 아파트 가격(927만원)을 뛰어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호황기가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재건축 사업이 늦어지면 수요자로선 그만큼 리스크가 커져 주택 구매를 꺼릴 수 있어서다. 실제 재건축 추진 속도도 상당히 느린 편이다. 재개발·재건축을 추진 중인 31곳 중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단지는 4곳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