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업, 상장철회 바람 분다

  • 등록 2003-05-28 오전 11:58:51

    수정 2003-05-28 오전 11:58:51

[edaily 전미영기자] "비공개로 U턴하는 미국 기업들이 늘고 있다" 증시 약세와 상장기업에 대한 사회적 규제 강화로 상장을 철회하거나 이를 고려하는 미국 기업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LA타임스는 최근 152년 전통의 도울푸드와 스포츠시설 운영사 스포츠클럽, 소프트웨어업체 레저네이트가 상장 철회를 발표한 것을 비롯해 비공개기업으로 복귀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27일 전했다.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겨냥한 사바네스-옥슬리 법이 의회에서 통과된 이후 최근 9개월 동안 상장철회를 발표한 기업은 모두 63사로 전년동기와 비교해 34% 증가했다. 미국 기업들의 상장철회가 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상장유지에 따른 비용이 혜택에 미치지 못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법률자문사인 폴레이&라르드너에 따르면 연 매출 10억달러 이하 중소기업들의 연간 상장유지 비용은 사바네스-옥슬리법 통과 이후 130만달러에서 250만달러로 증가했다. 최근 한 기술업체의 상장철회 문제를 검토했다고 밝힌 투자은행가 브룩스 텍스터는 연 2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내는 이 회사가 상장유지를 위해 100만달러를 지출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이 경우엔 상장철회만으로 현금흐름을 50%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상장철회를 발표했거나 고려중인 기업들은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분석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식이 활발히 거래되지 않기 때문에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도 못한다. 자본시장에서 주식이나 채권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길도 사실상 막혀 있다. 프래티넘에쿼티의 인수합병(M&A) 책임자인 조니 로페즈는 월가의 분석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기업들을 두고 "수년에 걸친 약세장으로 많은 상장기업이 고아가 됐다"고 표현하고 "자본시장은 이 기업들에게 닫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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