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종부세 강화안 검토... 정부안 대신 '박주민+α'안 부상

민주당·기재부, 종부세 강화안 전방위 검토
'기재부안 7422억-박주민안 4조' 증세
김현미 "공시가격에 시세 적극 반영"
유승민도 "올려야"..한국당은 "감세"
  • 등록 2018-09-02 오후 4:16:07

    수정 2018-09-02 오후 4:16:07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당·정·청 전원회의에 입장하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과 인사했다. 박 최고위원은 8.25 전당대회에서 ‘힘없는 자들의 힘이 되겠습니다’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8명의 최고위원 후보 중 득표율(21.28%) 1위로 당선됐다.[연합뉴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올해 정기국회에서 부동산 투기 세력을 겨냥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증세 논의가 본격화 된다. 정부·여당은 최근 서울 집값이 들썩이자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종부세 과세를 강화하는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내년에 공시지가도 큰 폭으로 올릴 계획이다. 당·정·청은 사실상 ‘투기와의 전쟁’에 나섰지만 야당은 ‘세금 폭탄’이라며 감세를 주장해, 오는 12월 세법 개정안 처리까지 논쟁이 예상된다.

기재부안 7422억-박주민안 4조 증세

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3일 정기국회가 열리면 종부세 개정안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여당과 공식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기재부 고위관계자는 통화에서 “정부안은 이미 지난달 제출됐기 때문에 아마도 의원 입법으로 종부세를 강화하는 입법안이 나올 것”이라며 “박주민 의원 등 기존에 발의된 종부세 개정안, 정부안, 추가안이 같이 논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30일 당·정·청 회의에서 “3주택 이상이나 초고가 주택 등에 대한 종부세 강화를 정부가 강력히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추가안에는 △3주택자 이상 보유자의 경우 정부안보다 과세표준별로 1%포인트씩 세율을 올리는 방안 △1주택자가 10년간 집을 보유하면 양도세를 최대 80%까지 감면해주는 ‘1주택자 장기 보유 특별 공제 혜택’ 축소 등이 거론된다. 기재부 고위관계자는 “국회 심의 과정을 봐야 한다”며 추가안 내용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표했다.

종합해 보면 개정안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정부안보다 세 부담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기재부가 마련한 정부안은 과표 6억원(1주택자 시가 약 23억원, 다주택자 합산 시가 약 19억원) 이하의 세율은 현행 유지하고, 과표 6억원 초과 주택에 부과되는 현행 세율(0.5~2%)을 0.5~2.5%로 최대 0.5%포인트 올리는 방안이다. 개편에 따른 내년도 정부안 증세 규모는 7422억원이다.

박주민 민주당 최고위원이 대표발의한 종부세 개정안은 이보다 증세 규모가 크다. 박 최고위원안은 1주택자의 세 부담을 줄이되 주택에 붙는 종부세를 0.5~3%로 개편, 최대 1%포인트 세율을 올리는 방안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4조502억원의 증세가 이뤄진다. 5년간 20조251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여기에 공정시장가액비율, 공시가격도 변수다. 내년부터는 현행 공정시장가액비율(80%)이 정부안(시행령) 통과 시 85%, 박주민 최고위원안(법 개정안) 통과 시 100%로 올라 세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실거래가의 50~70%로 낮은 공시지가도 내년 1월엔 대폭 오른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국회 국토교통위 업무보고에서 “공시가격 조사를 10월 시작하는데 올초 (집값) 상승분과 현재 시세 급등하는 지역 등을 포함해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공시가격이 오르는 만큼 보유세(재산세+종부세)도 오른다.

한국당 “감세”..유승민 “보유세 올려야”

전문가들은 정부안보다 강화된 개정안이 국회서 처리되면 투기 억제 효과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소장)는 “서울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것을 보는 지방의 박탈감이 큰 상황”이라며 “정부·여당의 방침대로 공시가격,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의 3종 세트를 결합하면 대출을 낀 부동산 투기를 충분히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야당이 강력 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회 기획재정위 조세소위 위원인 이종구 자유한국당 의원은 “주택 가격 상승률을 감안하면 지금은 과세표준 공제 금액을 올려 종부세로 인한 주거 부담을 줄일 때”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2019~2023년까지 5년 간 총 9591억원(연평균 1918억원)의 세 부담을 줄이는 종부세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다만 조세소위원인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노무현 정부의 종부세 수준은 과하지만 지금 보유세보다는 올릴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어, 한국당 입장대로 관철될지도 불투명하다.

한국의 GDP 대비 보유세 비율이 OECD 평균보다 낮다. 이런 국제비교 등을 고려해 더불어민주당, 조세 전문가들,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야당은 보유세 인상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2016년 기준, 단위=%.[출처=한국조세재정연구원 최승문 부연구위원]
참여정부 때인 2005년 종합부동산세가 도입됐다. 2006년부터 세대별 합산 과세가 시행되면서 국세수입이 급증해 종부세가 2조원대로 올랐다. 그러나 헌법재판소가 이명박정부 때인 2008년 11월13일 세대별 합산에 위헌 결정을 내렸다. 선고일부터 세대별 합산은 무효가 됐다. 2008년까지 거둔 세대별 합산 과세는 환급됐고 개인별 합산으로 전환되면서 종부세가 1조원대로 내려 앉았다. 도입 당시 1~3%였던 세율은 0.5~1%까지 낮아졌다. 2018년 종부세 개편은 2008년 개정 이후 10년 만이다. 2005~2016년은 국세청 통계연보 자료다. 2017년은 관련 국세통계연보가 발표되지 않아 천억원대 이상 실적만 공개된 기재부 세입·세출 결과를 참조했다. 단위=억원. [출처=기획재정부·국세청]
현행 세수효과는 2016년 결정세액(납부해야 할 실제 세금)을 표기한 것으로 징수액(1조2939억원)보다 많다. 기획재정부 세수효과는 2019년 기준으로 7422억원이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이종구 자유한국당 의원안은 2019~2023년 향후 5년간 연평균 기준이다. 단위=원. [출처=기획재정부, 국회예산정책처 의안비용추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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