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킬러로봇` 해프닝 어찌하오리까

  • 등록 2018-04-08 오후 5:59:40

    수정 2018-04-08 오후 5:59:40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이 지난 3일 세종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드롯봇 전투발전 콘퍼런스에 참석, 행사장에 전시된 착용로봇을 입고 나서 로봇의 힘을 빌려 물건을 들어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지난 한 주 ‘킬러로봇’이 세간을 뜨겁게 달궜다. 지난 4일 전세계 저명한 과학자들이 국내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국방 관련 인공지능(AI) 연구와 관련 킬러로봇을 만들려 한다고 문제 삼으며 공동 연구 전면 보이콧을 선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해로 빚어진 ‘헤프닝’으로 보인다. 오해는 글로벌 경제지 파이낸션타임스(FT)의 보도에서부터 비롯됐다. FT는 지난 2월 개소한 한화시스템과 KAIST의 국방 AI 융합연구센터와 관련 ‘Hanwha, KAIST to develop AI weapons’라는 제목으로 보도를 진행해 마치 한화와 KAIST가 AI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식의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KAIST의 뒤늦은 대응도 아쉽다. 보도 직후 일부 과학자들은 설명을 요구하는 메일에 KAIST가 적절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면서 오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일종의 ‘쇼잉’(Showing·보여주기)‘이라는 분석도 있다. 오는 13~17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특정재래식무기금지협약(CCW) 회의에서 인공지능 무기 사용 문제에 대한 회의가 열린다. 이에 맞춰 전세계 과학자들은 KAIST에 대한 보이콧 선언을 통해 관련 문제를 환기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국내 방산 업체들의 로봇 기술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방산업체들의 로봇 기술은 국방과학연구소(ADD)와의 협력을 통해 아직 개발 중이거나 테스트 중으로 양산체계를 갖추지 못한 초기 단계”라며 “KAIST와 같은 학계와의 협업 더욱이 알고리즘 개발과 같은 완전 초기 단계의 연구 수준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실상 한국에서 킬러로봇을 개발한다는 전세계 과학자들의 우려는, 업계 입장에서는 다소 씁쓸한 헤프닝”이라고 덧붙였다.

우선 이번 보이콧 논란의 중심에 자리한 한화시스템은 방산전자업체로 사실상 살상용 무기와는 거리가 있다. 주력 제품군은 레이더와 전자광학장비, 전술통신시스템, 전투지휘체계 등이다. AI 로봇과 관련된 제품으로는 무인수상정, 무인잠수정 등이 있다. 한화 방산업체 가운데 로봇 관련 기술개발에 나선 곳으로는 한화지상방산도 있다. 주로 탐사 및 정찰과 관련 견마로봇과 소형감시정찰로봇 등을 개발하고 있다. 이외에도 LIG넥스원과 현대로템은 사람이 직접 착용하는 웨어러블 방식의 근력증강로봇을 개발하고 있기도 하다.

다른 관계자는 “향후 전세계적으로 지속될 로봇 윤리 논란의 신호탄으로 보이며, 우리 정부 및 각 업계는 로봇윤리 구축에 적절한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좋은 교훈을 얻었다”며 “만약 우리가 어떤 무기를 개발하더라도 이는 자주국방에 대한 것인데 해외 학자들이 이를 막아서는 상황 역시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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