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두 달 뒤인 10월 실시된 12회 SRE에서 두산건설은 119명의 응답자 가운데 48표를 받아 워스트레이팅 1위에 올랐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였고, 중간지주사인 두산중공업(034020)의 계열사 화수분 역할은 이때부터 크게 늘어난다.
중간지주사 중공업 실적 ‘관건’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말 기준 두산건설(72.7%), 두산인프라코어(44.8%), 두산엔진(42.7%), 두산캐피탈(14.3%) 등을 보유한 그룹의 핵심 중간지주회사다. 박용곤 회장 등은 사업지주회사인 두산(000150)을 통해 두산중공업 지분 41.2%를 보유하면서 두산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현재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은 ‘A+ 안정적’으로 두산건설(BBB+ 안정적)보다 3단계나 높다. SRE 자문위원들은 두산건설과 사실상 한 몸인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 차이는 1단계 정도가 적정하다고 지적했다. 신평사 관계자는 “사업별로 보면 두산건설과 두산중공업의 차이는 현격하다”면서도 “다만 중간지주회사로서 좋지 않은 자금 부담을 갖는 데 대해 (등급에) 충분히 반영했는지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두산건설 등 두산중공업의 계열사 지원 규모 등이 예상범주 안에 있는 지에 따라 레이팅 액션(등급 조정)이 달라질 수 있다고 인정한 것이다. SRE 자문위원은 “두산중공업이 좋은 회사는 맞지만 격년으로 대규모 계열 지원에 나서고 있어 과연 지원 여력을 계속 확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실적이 1차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프라코어 위상도 ‘흔들’
|
SRE 자문위원은 “두산건설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잦아든 것은 아니지만, 중공업과 인프라코어의 현금흐름 회복여부가 두산그룹의 가장 큰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두산건설의 경우 대규모 미분양으로 수 년간 발목을 잡았던 일산 ‘위브더제니스’가 5월부터 입주를 시작하는 만큼 실제 입주로 잔금이 유입되며 부채가 줄어들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두산건설은 이미 충당금 설정을 다 해놓은 만큼 이익이 늘어날 가능성만 있다고 설명하지만 실제 입주가 지연되면 심지어 두산건설에서 추가적 현금 유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RE 자문위원은 “입주를 하지 않고 분양계약을 해지한다면 연대보증을 선 두산건설이 중도금 대출을 상환해야 한다”며 “두산건설의 계획대로 잔금 등이 들어오는지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17th SRE’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17th SRE는 2013년 5월15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161, mint@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