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은 지난 달 중순부터 자신의 폼을 수정해 경기에 임하고 있다. 다시 외다리 타법으로 돌아간지는 이미 20여일이 지났다. 최근엔 여기에 한가지가 더해졌다. 준비 동작이 작아진 것이다.
이승엽은 지난해 요미우리 입단 후 준비 동작에서 이전과 차이점이 하나 있었다. 투수가 와인드업에 들어가는 동안 배트를 앞으로 크게 뉘었다가 들어올리는 동작이 추가됐다.
그러나 최근 이 과정을 생략했다. 배트를 눕히지 않고 바로 끌어올리고 있다. 김성근 SK 감독은 "배트를 너무 누이다 보니 톱 위치의 파워 포지션(왼 팔꿈치를 끌어올려 스윙을 시작하는 곳)까지 충분히 끌어 주질 못했다. 타이밍도 안 좋았다. 최근엔 이 부분이 수정됐다. 누군가 조언을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병규는 외다리 타법을 시험중이다. 이승엽보다는 다리를 드는 높이가 훨씬 낮지만 오른 다리를 끌어올려 힘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2군행 이후 외다리 타법으로 변신을 시도중이다. 당시 츠지 하스히코 주니치 2군 감독은 "스윙 때 톱 위치를 높게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하체의 중심 이동 방법을 교정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는데 외다리 타법은 그 연장선상에서 해석할 수 있다.
디딤발을 들어올리면 자연스럽게 체중이 뒤로 이동되며 팔꿈치를 끌어올려 힘을 모으기 수월해진다. 맞히는데 치중하다 보니 낮게 떨어지는 낮은 공에 하체의 도움 없이 자꾸 손만 나가며 밸런스가 무너지는 이병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으로 보인다.
이병규에게 익숙한 동작이 아니라는 점은 조금 걱정스런 대목이다. 이승엽과는 달리 발의 움직임을 줄이며 상황에 따라 타이밍을 잡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병규는 1군 복귀 후 꾸준히 외다리 타법을 쓰며 감각을 익히고 있다. 일단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 아직 많은 안타가 나오고 있지는 않지만 장타가 늘어난 점은 외다리 타법의 효과로도 볼 수 있다.
시즌 중 타격폼을 수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이승엽과 이병규는 나란히 변화를 선택했다. 아직 양에 차지 않는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승부수인 셈이다. 이승엽과 이병규가 새로운 폼으로 후반기 대도약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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