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용만 형제, 경영복귀...3개사 등기이사로

박용성 전 회장, 두산인프라에 두산重 이사 추가
박용만 부회장, 두산인프라에 ㈜두산·두산重 이사 추가
두산, "책임경영 체제..글로라이제이션 가속화 기대"
  • 등록 2007-02-23 오후 12:44:08

    수정 2007-02-23 오후 12:44:08

[이데일리 박기수기자] '형제의 난' 이후 경영일선에 물러났던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과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부회장이 3개 계열사 등기이사로 추가선임돼, 경영에 복귀할 전망이다.

두산인프라코어 등기이사인 박 전 회장은 새로 두산중공업 등기이사가 되면서 이사회 의장을 맡을 예정이다. 또 동생인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부회장도 이 회사 등기이사에 이어 ㈜두산과 두산중공업의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면서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된다.

두산그룹은 23일 주요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어 다음달 16일에 예정된 주주총회에 이같은 내용으로 박용성·박용만 형제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을 채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등을 지휘할 목적으로 지난해 11월 부회장에 공식 취임한 제임스 비모스키 부회장도 지주회사격인 ㈜두산의 등기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이사회 안건이 통상 주총에서 무리 없이 통과되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이날 이사회를 통해 박용성 전 회장과 박용만 부회장, 그리고 비모스키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이 확정된 셈이다.
 
특히 박 전 회장은 다음달 두산중공업의 주총 직후 열리는 이사회 회의에서 이사회 의장직을 맡을 것으로 보여, 지난 9일 사면된지 한달여만에 경영에 발빠르게 참여하게 된다. 

박 회장은 기존에 두산인프라코어 등기이사직을 유지해 왔으나, 지난 2005년 7월 '형제의 난' 이후 경영에 손을 대지 않고 있었다.
 
때문에 이번 박 회장의 경영 복귀는 "대주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는 그의 말처럼, 그룹 오너로서 경영 전반에 책임을 지고 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부회장의 경우도 이미 두산인프라코어 등기이사 겸 부회장으로 경영에 나서고는 있지만, 이번 사면을 계기로 ㈜두산과 두산중공업의 등기이사를 맡아 그룹 전반에 대해 실질적인 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두 형제의 이번 등기이사 등재는 지난 2005년 형제의 난 이후 갖고 있던 '타이틀'을 모두 되돌려받는 것으로, 경영일선에 사실상 전면적으로 복귀한다는 의미다.

두산그룹 김진 사장(홍보팀장)은 이에 대해 "두산그룹이 100년 넘게 쌓아온 것들이 지난 2년간 모두 허물어져 버렸다"며 "박용성 전 회장과 박용만 부회장의 등기이사 등재는 대주주로서의 책임경영을 다하고, 글로벌라이제이션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회장은 하지만 당분간은 경영참여가 힘들 전망이다. 빠르면 내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자격을 회복해 오는 7월초까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성사를 위해 매진할 것이란 게 두산측의 설명이다.

박 전 회장은 지난 18일 올림픽 유치와 관련해 이미 해외에 나간 상태다.

두산그룹은 지난 2005년 7월 박용오 전 명예회장이 박 전 회장과 박용만 부회장 등 동생들이 위장계열사를 동원해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폭로, 동생들이 기소되는 등 '형제의 난'을 겪은 바 있다.

다음은 두산 계열사의 등기이사 현황.
■ ㈜두산
유병택 부회장(대표이사) 강태순 사장(대표이사, 두산 CFO) 최태경 사장(대표이사, 출판 비지니스그룹) 박정원 부회장(두산산업개발 부회장,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 김용성 사장(두산인프라코어 사장) 등 총 5명에서 제임스키 비모스키 부회장(대표이사), 박용만 부회장 등 2명 추가
■두산중공업
이남두 사장(대표이사) 백한식 부사장(대표이사) 임상갑 전무(대표이사) 최종일 전무 등 4명에서 박용성 전 회장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부회장 등 2명 추가.
■두산인프라코어
박용성 회장 박용만 부회장(대표이사) 최승철 사장(대표이사, 총괄) 신오식 전무(대표이사) 조규상 사장(두산엔진 사장) 김용성 사장(대표이사, 전략담당) 등 6명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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