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브린의 서울Insight)론스타 그리고 대중

  • 등록 2006-11-14 오후 1:29:41

    수정 2006-11-14 오후 1:29:41

[이데일리 마이클브린 칼럼니스트]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국 론스타의 경영진이 구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CBS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전화 조사를 실시한 결과 711명의 응답자 중 71.9%의 사람들이 체포영장청구를 두 차례 기각한 서울지방법원의 결정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답했다. 10%가 조금 넘는 응답자만이 법원에 동의했고 나머지는 아무런 의견이 없거나 잘 모른다고 답하였다.

정의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다소 불편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법원의 편에 서지 않은 까닭은 무엇일까? 체포영장을 발부 받기 위해서는 검찰이 증거자료를 보충해야 한다는 법원의 결정에 왜 동의를 하지 못한 걸까?

그건 대중의 편견 때문이다.

대중의 한 사람으로 나는 우리의 편향된 논리를 설명해 보고 싶다: 론스타는 펀드이다. 펀드는 큰 이익을 챙긴다. 나 역시 큰 이익을 보고 싶지만, 난 잘 안 된다. 한국에서 이익을 보는 사람들은 뭔가 죄를 범한다. 불법은 국가에 이익이 되는 경우에 한해서라야 받아들일 수 있다. (재벌의 예를 생각해보라.) 하지만 외국인들은 국가에 이득을 가져다 주지 않는다. 론스타는 미국 기업이고, 한국은 미국의 희생자이다.

그들이 유죄라는 사실은 석-박사가 아니라도 알 수 있다.

물론 진실은 우리 대중의 일원들은 사건 자체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접한 정보는 신문을 통해 흘러 나온 소식들뿐이다. 우리가 명확한 증거가 있는지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정의는 대중의 의견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2002년 효순-미선양의 사망사건에 대해 미 군사법정이 무죄 평결을 내리자 많은 한국인 친구들은 분노를 폭발했다. 누군가는 "설혹 죄가 없더라도 죄를 찾아내서 사람들의 격앙된 감정을 달래야 한다"고도 말했다. 당시 난 진실에 대한 그들의 태도를 보며 매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한 편으론 이 사회에 왜 이리 신뢰가 적은지 이해할 수 있었다. 이는 감정이 이성에 의해 통제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감정을 통제한 것은 바로 권력이었다.

권력을 쥐고 있는 자들은 정치적 제스처의 하나로 사법권을 자주 남용하여 왔다. 과거, 권력은 청와대에 있었다. 현재 권력은 `국민들(the people)`에게 있다. 하지만 `국민들`이란 말은 두려운 표현이다.

`국민들`이란 실체가 없는 허상이기 때문이다. (`국민들`이란, 약삭빠른 정치인들이 눈물로 호소하며 외쳐대는 용어이다. 하지만 그들은 결코 한 사람 한 사람 개개인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두지 않는다.)

정치권에 아첨하는 정의, 이는 왜 부패한 재벌회장들이 법적으로 구속되었다가도 이내 석방되어 기업을 다시 운영하는 지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외국의 투자가들은 이 같은 사실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분별이 있는 회사라면, 범죄를 저질렀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 (사기죄 혹은 공금 횡령죄 등을 지은 criminal record)을 다시는 고용하지 않는다”"라는 것이 기본 상식으로 통하고 있다. 만약 또다시 회사 공금을 회사의 공적 자금을 훔치면 어쩌겠는가?

핵심은 그들이 애당초 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대중의 감정이 사라진다면 그들도 용서받을 것이다.

이 같은 견지로 정의를 볼 때, 검찰 출두를 거부한 론스타 경영진의 결정은 신중했다 볼 수 있다. 만약 검찰청에 출두해 어릿광대처럼 언론의 포화를 받으며 행진했다면 그들은 부지불식간에 대중 앞에서 범죄사실을 시인하는 꼴이 되었을 것이다.

만약 검찰이 진정 범죄사실을 다루고 있었다면, 미국으로 건너가 현지에서 경연진을 만나보아야 했다. 그리하면, 그리고 검찰이 결국 이 사건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이 모든 일을 적어도 공정하게 집행했다 할 수 있지 않을까.

마이클 브린(인사이트 커뮤니케이션즈 컨설턴츠 대표이사)

<영어원문>

Public is Mistaken on Lone Star

Most people believe that the American executives of Lone Star Funds should be arrested.

A telephone survey by the polling agency RealMeter, commissioned by CBS Radio, found that 71.9 percent of the 711 respondents disagreed with the Seoul Central District Court for twice rejecting the prosecutors’ request for arrest warrants. Just over 10 percent agreed with the Court and the rest had no opinion or were unfamiliar with the case.

This result should disturb anyone who is serious about justice.

Why did the majority not side with the Court, which said that prosecutors should produce more evidence to justify arrest warrants?

Because the public is prejudiced.

As a representative of the public, I will explain our biased logic: Lone Star is a fund. Funds make big profits. I would also like to make a big profit, but I never seem to succeed. People who do make profits in Korea are always guilty of something. Illegality is sometimes acceptable if it benefits the nation (ie, when the chaebol are involved). But foreigners don’t benefit the nation. Furthermore, Lone Star is American, and Korea is a victim of America.

You don’t need a PhD to see they are guilty.

Of course, the truth is we members of the public don’t know anything about the case. We’re just newspaper readers. Our opinions should be irrelevant.

But in justice in Korea, public opinion is a relevant factor. When the American military tribunal in 2002 ruled that the deaths of the two schoolgirls who were run over by a U.S. 8th Army vehicle was accidental and that the two soldiers who were driving were not guilty of manslaughter, many of my Korean friends were outraged. “Even if they were not guilty, they should have been found guilty in order to assuage the emotions of the people,” one of them said. I found such disregard for truth very shocking, but at that moment, I understood why there is such a low level of trust in this society. It is because emotion is not restrained by reason. It is only restrained by power.

And so, judicial rulings are often political gestures to those who hold power. In the past, power lay in the Blue House. Now it lies with “the people,” which is a scary thought because, of course, there is no such thing as “the people.” (It is a concept used by manipulative politicians, who get tears in their eyes when they talk about “the people,” but don’t actually like individual human beings.)

This idea of justice being subservient to politics explains the strange fact that many top chaebol chairmen have been arrested on charges of corruption and are then freed to go back and run their businesses. Foreign investors find this difficult to understand. To the western mind, no sensible company would risk hiring a convicted criminal &8211; what if he were to steal again?

The answer is that they’re not really guilty in the first place. When the public emotion passes, they are forgiven.

Given this attitude to justice, the Lone Star executives are well advised to avoid visiting the prosecutors’ office, where they will be paraded like clowns in a circus before the press and, in so doing, unintentionally convince everyone that they are guilty.

If the prosecutors have a real case, they should go to America and interview the executives there. Then, if the prosecutors eventually win their case, at least they will have done so fairly.

By Michael Breen(The president of Insight Communications Consulta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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