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재난상황, 경기도 풍수해 대응계획 수술한다

기후위기로 올해 강수량 평년 대비 157% 증가
재난상황 관리체계 개편 등 풍수해 종합대책 수립
비상 1단계 기준 완화, 경찰력 편성으로 신속조치
인명피해 우려지역에 대한 관리강화도 추진
  • 등록 2023-08-17 오전 10:41:25

    수정 2023-08-17 오전 10:41:25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경기도가 기후위기로 달라진 재난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단계를 조정하는 등 풍수해 종합대책을 새롭게 내놨다.

17일 경기도에 따르면 6월 26일부터 7월 26일까지 강수량은 650.2mm로, 평년 강수량인 412.7mm 대비 약 157% 많았다. 강수일수 대비 강수량도 올해는 31.7mm로, 역대 최장의 장마였던 2020년 26.2mm보다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0일 오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도청 재난안전상황실을 방문하여 태풍 카눈 대응 상황 점검을 하고 있다.(사진=경기도)
다행히 선제적 초기 대응 및 비상근무체계 가동과 시·군과의 유기적인 협력으로 대규모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도는 과거 기상 데이터 기준으로는 달라진 재난상황에 대한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신규 계획 수립에 나섰다.

경기도가 세운 새로운 여름철 출수해 종합대책은 ‘재난상황 관리체계 개편’ ‘인명피해 우려지역 관리 강화’ ‘기후위기 대응 전략 사업’ 등 3개 분야 11개 세부과제로 꾸려졌다.

재난대응 세분화, 비상대응도 더 신속하게

우선 경기도는 재난상황 관리체계를 즉시 개편한다. 그간 시설별 사전점검은 소관부서에서 수행하고, 비상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중심으로 재난상황실에서 대처했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재난 상황에는 신속한 현황 파악이 어려워 적시 통제 및 대처에 한계가 있다고 인식했다.

이에 도로, 하천, 건설현장, 산림, 농업, 주택분야 등 분야별로 재난안전대책본부와 실시간 재난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관련 부서 자체상황실을 실무반으로 편성·운영해 신속한 대응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재난안전대책본부 운영체계도 즉시 강화했다. 11개 시·군 이상에 호우주의보가 내리거나 4~15개 시·군에 호우경보가 내렸을 때 가동하는 비상 1단계 기준을 7개 시·군 호우주의보 또는 3~6개 시·군 호우경보 등으로 변경하는 등 전체적인 비상근무기준을 변경했다.

도는 자체상황실 운영과 비상근무기준을 강화하는 방침을 수립·시행함으로써 다가올 태풍과 강우 등 자연재난에 총력 대응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고, 비상시 적시 대응을 통해 피해가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재난 시 현장집행력 강화를 위해 실질적 역할을 하는 시·군 재난안전대책본부의 비상단계별 기준 및 인력 상황을 점검·확인하고, 필요시 시·군간 편차 없이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운영할 수 있도록 적정 기준안을 마련하고, 이를 시·군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전파할 계획이다.

통제·대피 등 현장대응 강화를 위해 비상1단계부터 경찰청 인력을 지원받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편성했다. 도-지방경찰청, 시·군-관할 경찰서·파출소 등의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합동훈련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등 경찰 협력체계를 강화한다.

지난 8일 오전 경기도청 재난안전상황실에서 오병권 행정1부지사 및 관계 공무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태풍‘카눈’ 북상 대비 관계기관 대책회의 및 ‘2023년 제7차 도-시·군 부단체장 회의(영상)가 열리고 있다.(사진=경기도)


인명피해 우려지역 관리 TF 구성, 첨단기술도 접목

인명피해 우려지역에 대한 관리강화도 추진한다. 인명피해 우려지역이란 시·군이 집중호우 시 사고 우려가 있는 지역, 시설을 특별히 지정, 관리하는 지역이다.

다만 지정 기준이 구체적이지 않아 시·군에서 소극적 또는 임의로 우려 지역을 지정할 수 있다는 의견에 따라 ‘인명피해 우려 지역 관리강화 특별조직(TF)’을 구성했다. 이를 통해 시·군에서 통일된 기준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중점 관리 대상에 대한 세부 지침을 만들고, 위험지역으로 관리되지 않은 곳도 우려 지역으로 추가 지정한다.

기후위기 대응 전략사업도 적극 추진한다. 도는 기존 중앙정부의 국비 지원 사업 중심 재난예방사업에서 탈피해 경기도 재난관리기금을 활용한 재난예방사업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예를 들어 정보통신기술(ICT)로 수위계, 경사계, 변위계 등 각종 센서와 연계해 위험 징후 발생 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조기경보시스템을 신규 구축한다. 기존에는 급경사지·저수지에만 설치돼 있었다. 도는 이를 범람 우려 하천의 제방이나 노후시설 등으로 확대 설치할 계획이다. 도·시·군 합동조사를 통해 재난 CCTV를 확충하고, 재난 예·경보시설을 전수조사해 야간 조명설치, 고성능 카메라 교체도 한다.

오병권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지속되는 기후 이상으로 앞으로 발생할 집중호우·태풍을 과거 기준으로 대응하기에는 문제가 있다”며 “비록 천재지변일지라도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난상황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적극 대응한다면 도민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일상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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