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째 '경기 둔화' 우려…새해도 고물가 속 수출·소비 부진

기재부, 최근 경제동향 1월호 발간
'둔화 우려'서 '둔화 우려 확대'로 경고 수위 높여
수출 세 달 연속 감소세…IT 품목 ·대중국 위축
내수 회복도 주춤…서비스생산·소매판매 감소
  • 등록 2023-01-13 오전 10:12:42

    수정 2023-01-13 오전 10:12:42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정부의 경기 둔화 우려가 8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데다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내수 회복 속도도 완만해진다는 평가다.

10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획재정부는 13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내수 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감소 및 경제 심리 부진이 이어지는 등 경기 둔화 우려가 확대된다”고 밝혔다.

정부의 경기 둔화 우려 진단은 지난해 6월 그린북에서 처음 언급된 뒤 8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까지 ‘둔화 우려’와 달리 이달은 ‘둔화 우려 확대’로 경고 수위를 높였다.

기재부는 “대외적으로는 통화 긴축 속도, 중국의 방역 상황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주요국 성장 둔화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향방 등에 따른 세계 경제의 하방 위험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 경제를 이끄는 수출은 세 달 연속 감소세다. 지난해 12월 수출액은 2021년 같은 달(607억3000달러)과 비교해 9.5% 감소한 549억9000달러였다. 반도체(-29.0%), 디스플레이(-36.0%) 등 주력 수출 분야인 IT 품목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다.

수출 관련 새해 진단은 더 어둡다.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무역수지 적자 폭이 62.7억 달러 확대됐는데, 특히 대중국 무역수지가 -18.7억 달러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중국의 리오프닝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확진자가 굉장히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점 때문에 실물경제가 잘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점이 우리 수출 실적에도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기를 뒷받침해오던 내수도 회복세가 주춤했다. 서비스 생산과 소매 판매 각각 전월 대비 0.6%, 1.8% 줄어 세 달째 뒷걸음질 쳤다. 12월 국내 카드 승인액은 1년 전보다 10.% 증가해 11월(6.4%)보다 증가 폭이 다소 커졌다. 백화점 매출액 증가율도 전월(1.1%)보다 크게 상승한 11.2%였다. 다만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0.5% 줄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 심리는 혼조세다.지난달 소비자심리 지수는 89.9로 전월보다 3.4포인트 상승했지만, 기업심리 실적지수는 74로 전월대비 1포인트 떨어졌다.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 하락 미 서비스 물가 압력 완화 등의 영향으로 상승세 둔화를 이어가며 1년 전보다 5.0% 올랐다. 다만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4.8% 상승해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정부는 “설 물가 등 민생 안정에 총력대응하면서, 수출·투자 등 경제 활력 제고 및 대내외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3대 개혁 등 경제체질 개선 노력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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