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 5조원 시대..150조-20조 클럽 가입할까(종합)

2분기 영업이익 5조142억원..전년동기대비 87.5%↑
하반기 전망 "반도체 경쟁력으로 호실적 행진" VS "경기 하락 우려로 불투명"
  • 등록 2010-07-30 오전 10:40:25

    수정 2010-07-30 오전 10:40:25

[이데일리 이승형 기자] 삼성전자가 예고했던대로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의 실적을 달성했다.

반도체와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이 호황을 이뤘고, 정보통신, 디지털미디어 사업도 치열한 경쟁속에서 비교적 선방하며 뒷받침한 결과다.

30일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5조14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3.8%, 전년 동기 대비 87.5% 증가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37조891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9.4%, 전년 동기 대비 16.6% 늘어났다.

지난 1분기에 이미 매출 34조6381억원, 영업이익 4조4056억원으로 분기실적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삼성전자는 자사의 경영실적 신기록을 불과 석 달만에 갱신한 셈이다.

이로써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규모는 9조4198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규모 10조97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삼성전자의 호실적 행진이 3분기를 비롯해 하반기까지 이어지면서 연말에 매출 150조, 영업이익 20조원을 달성할 지 여부에 모아지고 있다.

◇ 반도체가 끌고 LCD가 받치고...세트 부문은 상대적으로 부진

반도체는 기록 경신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반도체 사업부문은 2분기가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주력제품에 대한 견조한 수요와 가격안정 등으로 전년동기대비 무려 765% 늘어난 2조9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경쟁사보다 앞선 공정전환(D램 40나노급, 낸드플래시 30나노급) 가속화로 수익성을 높인 점도 반도체 호실적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LCD사업의 실적 또한 눈부시다. LED 및 3D TV의 수요확대와 신공정 적용을 통한 생산성 제고 등을 통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1% 증가한 7조7600억원, 영업이익은 252%나 늘어난 8800억원을 기록했다.

LED·3D/ 240Hz TV 패널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확대에 주력하는 한편, 핵심 자재의 안정적 조달체제를 구축해 급증하는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한 것이 주효했다.

정보통신과 디지털미디어 사업 부문은 모두 매출은 늘었으나 가격경쟁 심화, 유로화 약세 등으로 수익성은 전년동기 대비 떨어졌다. 하지만 경쟁업체들에 비해서는 견조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

휴대전화를 담당하는 정보통신 부문의 경우 2분기에 총 6380만대의 휴대전화를 판매하며 7.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디지털미디어 부문은 TV, 생활가전 등 주력 제품들의 판매 호조로 전년 동기 대비 20% 성장한 14조54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69% 하락한 3600억원을 기록했다. 경쟁심화에 따른 가격 하락, 유로화 약세 등의 악재가 작용한 탓이다.

◇ 호실적 행진 이어질까.."충분히 가능" VS "불투명"

삼성전자의 3분기 이후 실적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글로벌 경기 하락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반도체, LCD, 휴대전화, 가전 등 전체적으로 3분기가 본격적인 성수기에 진입하는 만큼 3분기가 더 좋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반도체 경쟁력이 다른 업체에 비해 월등한 만큼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는 결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김성인 키움증권 IT총괄 상무는 "2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2조9000억원대로 예상보다 2000억원 이상이 더 나왔다"며 "3분기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3조5000억원에서 4조원 사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에 영업이익 6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올해 20조원의 영업이익 달성에 대한 기대도 충분히 가능하다.

반면 더블딥, 유럽 재정 위기, 중국 긴축 우려 등 거시적인 이슈들이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을 위협할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 스스로도 이같은 전망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이명진 삼성전자 IR팀 상무는 3분기 전망에 대해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도 불구하고 유럽발 금융위기 등으로 인한 수요 둔화, 휴대폰·TV 등 세트부문에서 업체간 경쟁 심화로 인한 수익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하반기 전체에 대해서는 1분기 실적발표 시 언급했던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4분기 부품부문 비수기 진입과 세트부문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상저하고(上低下高)의 계절적 특성이 예년에 비해 상당 부분 약화될 수 있음을 경계했다.

이 상무는 그러나 "주력사업들의 기술 및 제품 경쟁력 차별화를 바탕으로 수익성 유지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도체와 LCD 등 주력 사업에서 과감한 투자를 통해 2등과의 차이를 더욱 벌려나가는 한편 휴대전화, TV 사업에서도 프리미엄 제품군을 확대함으로써 수익성을 더욱 높인다는 전략이다.

시장에서도 하반기 지속적인 기록 경신의 관건이 휴대전화, TV 등에서 어느 정도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갤럭시S'의 경우 연말까지 90개국 125개 사업자에게 판매할 예정이며 자체 OS인 'bada'를 탑재한 '웨이브폰'은 연말까지 98개국 178개 사업자로 판매처를 확대함으로써 2개의 모델을 올 한해 1000만대 이상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TV부문의 경우에도 LED TV 라인업 확대, 스마트 TV 활성화를 위한 컨텐츠 지속 확보 등을 통해 수익성을 우선시 하면서도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업계 내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경기 및 IT수요에 대한 일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말 사상최대 26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시설투자 18.2조원 중 9.2조원(집행률: 51%)을 집행함으로써 전략적 투자 확대를 통한 글로벌 사업기회 선점 및 지속성장 기반을 구축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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