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수족구병 환자가 최근 4주간 약 2.3배 증가하는 등 영유아 사이에서 빠르게 번지고 있다. 특히 중증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엔테로바이러스71형이 확인돼 위생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
| (사진=게이티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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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질병관리청의 수족구병 표본감시 결과, 방문 외래환자 1000명당 수족구병 (의사)환자분율은 6월 2째주 기준 34.1명으로 집계됐다. 5월 4주 14.8명이었던 것이 4주만에 2.3배 증가한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유행 이전에 수족구병이 크게 유행했던 2019년의 동 기간(29.3명)보다 높은 수준으로 증가한 것이다. 연령별로는 0~6세가 전체 환자의 90.2%를 차지했다. 7~18세도 9.7%나 됐다.
| 최근 6년(2019~2024) 국내 주별 수족구병 의사환자분율(6월20일 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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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구병은 기온이 따뜻해지는 6~7월 사이에 많이 발생하는데, 최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의 국가에서도 증가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19주(5월5~11일) 이후 최근 10년간 환자수가 가장 많았던 2019년 발생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대만은 13주(3월24~30일)부터 증가 추세다.
수족구병의 주요 원인 바이러스는 엔테로바이러스의 일종인 콕사키 바이러스로 세부 종류가 많고, 또 다른 종류인 엔테로바이러스 71형(EV-A71) 감염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어 이전에 수족구병에 걸렸어도 다시 걸릴 수 있다.
감염은 손등을 통한 분변-구강 감염뿐만 아니라, 환자의 침, 가래, 콧물 등 호흡기 분비물을 통한 비말감염, 피부의 물집에 직접 접촉을 통해서도 감염이 가능하다. 보통 감염 후 2~3일 동안 발열, 식욕부진, 인후통, 무력감, 주로 입, 손, 발 등에 발진, 수포(물집)이 나타난다. 이후 3~4일이 지나면 호전된다. 문제는 뇌간 뇌척수염, 신경원성 폐부종, 폐출혈, 심근염, 심장막염 등 중증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엔테로바이러스 71형(EV-A71)의 발생이 올해만 5건이나 확인됐다는 점이다.
질병청은 영유아가 수족구병 의심 증상을 보이는 경우 의사의 진료가 필요하다고 권하고 있다. 특히 예방백신이 없어 개인위생 및 환자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는 장난감, 놀이기구, 문 손잡이 등 손이 닿는 집기의 소독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고, 영유아가 식사 전·후, 화장실 사용 후 손씻기 등 개인 예방수칙을 잘 지키도록 해야 한다. 수족구에 걸린 영유아는 증상 발생 동안은 여전히 전염력이 강하기 때문에, 회복될 때까지 어린이집 등의 등원을 자제하도록 해야 한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수족구병은 아직 예방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손씻기 등 예방수칙 준수가 중요하다”며 “영유아 보육시설에서는 수족구병 예방관리를 위해 손씻기 및 장난감을 포함한 물품 소독 등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