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운용사 출신 금투협회장 서유석…풀어나갈 과제는

  • 등록 2022-12-25 오후 6:24:53

    수정 2022-12-25 오후 7:31:49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제6대 금융투자협회장에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가 당선됐다. 그동안 ‘금융투자협회장=증권사 최고경영자(CEO)’라는 공식을 깨고 첫 자산운용사 출신 회장이 나온 것이다. 그만큼 과거 증권사 CEO 일색이었던 금투협회장이 보여줬던 행보에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장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자금경색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진행한 임시총회에서 385개 정회원사 가운데 총회에 참석한 244개사가 투표한 결과 서 당선인이 득표율 65.64%로 당선됐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자산운용사 출신이라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결선 투표를 치르지 않고 1차 투표만으로 선출할 정도로 압도적인 지지율이었다.

충암고 출신으로 주목받았던 서명석 후보(전 유안타증권 사장)는 득표율이 19.20%, 김해준 후보(전 교보증권 대표)는 15.16%에 그쳤다.

서유석 신임 금융투자협회 회장
서 당선인은 “(저에게는) 자산운용사라는 프레임이 있었지만 (당선을) 확신했다”면서 “금융투자협회는 증권사와 운용사, 신탁사가 공동의 이익을 위해서 노력하는 조직이고, 관련 경험을 모두 갖고 있어 강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당선 소감에서 밝혔다.

서 당선인은 1962년생으로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재무관리석사, 서강대학교 경영전문대학에서 최고경영자과정을 각각 수료했다. 대한투자신탁을 거쳐 미래에셋증권에서 마케팅·리테일·퇴직연금 관련 업무를 한 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사장을 역임했다. 증사와 자산운용사 양쪽 모두를 경험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증권사의 의견은 물론 그동안 상대적으로 힘이 약했던 운용사의 목소리까지 두루 살필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는 최근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자금경색 우려는 여전히 시장을 짓누르고 있고, 금투세 도입 2년 유예 이후를 고민해야 한다. 서 당선인 역시 당선의 기쁨보다 당선 이후의 과제를 먼저 생각해야 할 분위기다. 서 당선인이 당선 직후 “내년 부동산발(發) 자금 경색 가능성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유동성 부족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해서는 안 되는 만큼, 소통하고 의견을 취합해 해결책을 내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한 이유이기도 하다.

서 당선인은 선거 전 배포한 공약집을 통해서도 자금경색 문제 해결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증권사 자금경색 문제 조기 해결을 위해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당국 등 유관기관과 긴밀하게 공조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금투세 도입은 2년 유예됐지만, 이를 준비하는 과정도 필요한 상황이다. 서 당선인은 “펀드에 대한 배당 소득 처리 문제도 중요하다”며 “증권사에서 원천징수 과정에서 오는 부담도 큰 만큼 업계와 협회와 당국이 모여서 금융투자소득세를 친밀하게 정비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대체거래소(ATS) 도입 준비를 비롯해 가상자산 규율체계 정비 등도 서 당선인이 신경써서 추진해야 할 중요 과제들로 꼽힌다.

한편 서 당선인은 내년 1월 1일부터 금투협회장 업무를 시작하며, 임기는 오는 2025년 12월31일까지 3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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