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길 막히니 내수 집중하는 현대·기아차..3사 타격받나

완성차업계, 가정의 달 프로모션 활발
기아 카니발 310만원 할인, 쌍용차 최대 10% 할인
'내수 80%점유' 현대·기아 공격 영업에 3사는 '곡소리'
내수활성화 위해 취득세 감면, 개소세 감면연장 요구
  • 등록 2020-05-05 오후 3:31:05

    수정 2020-05-05 오후 9:41:13

기아차 카니발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 수출길이 막히면서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그나마 상황이 나은 내수시장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특히 내수 시장의 80% 이상(국내 완성차 기준)을 점유하고 있는 현대·기아차가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면서 르노삼성, 한국지엠, 쌍용차(003620)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르노삼성·한국지엠 의료기관 종사자 할인 혜택 제공

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개사는 자동차 판매 성수기인 가정의 달을 맞아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005380)는 이달 8일까지 코나(하이브리드, 전기차 제외), 투싼, 싼타페를 계약하고 이달 내 출고한 고객에게 30만원을 할인해준다. 배기량 1700㏄ 미만 차를 보유한 고객이 더 뉴 아반떼(신형 제외), 투싼, 싼타페를 구매하면 20만원을, 쏘나타(하이브리드 제외)를 사면 30만원을 깎아준다. 제네시스 G80(구형)의 경우 품질 체험 시승 후 구매하면 100만원을 할인해준다.

기아차(000270)는 모닝, K3, 니로 하이브리드, 스포티지, 카니발 구매 고객에 대해 출고일별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오는 15일까지 출고하면 30만원, 16~22일 20만원, 23~29일 10만원이 할인된다. 특히 5월에 카니발을 구매하는 경우에는 최대 310만원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쌍용차는 선착순 3000대에 대해 최대 1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G4 렉스턴, 코란도, 티볼리 등 SUV 전 모델 대상으로 무이자할부도 시행한다. 10년 이상 노후차량 보유 고객이 G4 렉스턴을 구매할 경우 150만원 지원한다. 르노삼성은 XM3를 할부 구매하는 고객에게 최대 72개월간 3.9% 저금리 할부 혜택 또는 기존 잔가 보장 할부보다 높은 잔가율을 보장하고, SM6 구매 고객은 상위 트림을 한 트림 아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통해 최대 245만원의 혜택을 지원한다. 코로나19 극복 응원을 위해 의료기관 종사자 대상으로 SM6와 QM6 구매시 50만원의 추가 할인을 제공한다.

한국지엠도 의료기관 및 택배업계 종사자, 공무원을 대상으로 차종별로 20만~30만원을 지원하고, 다자녀, 다문화, 신혼부부, 교사, 교직원에게도 동일한 혜택을 제공한다. 스파크(LS, Van 트림 제외) 구매 고객에게 10년 자동차세에 상응하는 100만원을 지원하고, 말리부, 트랙스, 이쿼녹스 구매 고객에게 7% 취득세를 지원한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3월 내수판매 9% 증가..4월 수출은 3분의 1 급감


완성차업체들이 내수 시장에 집중하는 것은 미국과 유럽, 러시아 등 주요 수출시장이 코로나19로 인해 마비 상태에 있는 것과 달리 국내 시장은 자동차 판매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어서다. 국내에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 3월에도 내수 판매는 15만1516대로 전년 3월(13만8849대)에 비해 9.1% 증가했다. 4월엔 3월보다 다소 판매가 줄 것으로 전망되긴 하지만 해외시장에 비해 판매상황이 낫다.

반면 수출은 지난 4월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달의 3분의 2 수준으로 급감하며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4월 수출입 동향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 수출액은 23억9100만달러로 지난해 4월(37억5200만달러)보다 36.3% 줄었다. 주요 수출국가 중 미국은 16.7%, 유럽은 21.4% 각각 수출액이 감소했다.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CIS(독립국가연합)에서는 58.6%나 줄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국내 완성차 5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수출물량은 12만6589대로 작년 동월보다 43%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수출액보다 감소폭이 더 컸다.

문제는 내수 시장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갖고 있는 현대·기아차가 내수 시장에 집중하면서 르노삼성, 한국지엠, 쌍용차 등이 타격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일선에서는 현대·기아차가 4월부터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어 나머지 3사의 판매가 힘들다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며 “수출상황이 나아지지 않는 한 이같은 현상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3사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자동차업계에서는 내수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추가 지원책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측은 “올해 1분기 6.2% 감소에 그치며 해외시장 대비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내수판매 중심으로 2분기 해외시장 발 수요절벽을 극복해나갈 수 있도록 자동차 취득세 감면, 개소세 감면연장 및 보조금 지원 범위 확대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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