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부진에 엔저까지..유럽에서도 치이는 한국車

LG硏 '휘청거리는 유럽 경제 우리 수출에도 타격'
3분기 자동차 수출, 1년 전보다 10.5% 감소
일본은 엔저 기반으로 車 수출 30만대 늘려
  • 등록 2014-11-05 오전 10:08:32

    수정 2014-11-05 오전 10:08:32

[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유럽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부진으로 한국 기업들의 수출이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자동차 업종은 엔화가치 하락까지 겹치면서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LG경제연구원이 4일 발표한 ‘휘청거리는 유럽경제 우리 수출에도 타격’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이후 유럽 경기회복과 자유무역협정(FTA) 효과로 우리나라의 대 유럽연합(EU) 수출은 증가세를 보였으나 올 3분기 3.1% 감소했다. 주요 수출국인 독일, 프랑스 등 경제규모가 큰 나라들의 성장이 둔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대EU 수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 수출은 5월 이후 감소세로 돌아선 데다 3분기에는 전년동기비 -10.5% 감소했다. 문병순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유럽의 자동차 수요가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경쟁국인 일본이 엔저를 바탕으로 유럽 수출을 늘리고 있다”며 “소비부진에 엔저까지 겹쳐 자동차 수출이 부진해졌다”고 밝혔다. 일본 자동차의 대EU 수출은 올 1월부터 8월까지 30만대를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38% 증가했다.

보고서는 유럽 경제의 장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U의 평균 실업률은 9월 현재 10.3%로 재정위기 수준(11%)과 비슷하다. 고용시장이 개선되지 않자 소비심리도 위축돼 2012년부터 호전됐던 소비자심리지수도 6월을 기점으로 하향세를 기록했다. 정책 여력도 많지 않다. 독일정부가 자국의 재정부담을 우려해 다른 EU 회원국들의 재정적자를 강력히 반대하면서 EU국가들이 적극적으로 재정 지출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문병순 책임연구원은 “프랑스, 이탈리아 등 주요국에서 높은 실업률이 지속되면서 내수 부진이 단기간에 호전될 가능성이 낮다”며 “가격 하락을 예상하는 소비자들이 내구재 소비를 늦추고 있는 상황이라 유로존이 일본과 같은 장기 침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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