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기업 임원인사는 ‘별들의 전쟁(Star Wars)'

60년대생,이공계,업종별 희비,책임평가,여성,해외파 등
한국CXO연구소, 내년 기업인사 핵심어로 선정
  • 등록 2013-11-06 오전 11:00:00

    수정 2013-11-06 오후 2:32:39

[이데일리 류성 산업 선임기자] “내년도 기업 임원인사에서는 ‘별들의 전쟁’이 벌어질 것이다.”

기업분석 전문업체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는 내년도 재계 인사 트렌드를 압축하는 핵심어로 ‘별들의 전쟁(STAR WARS)’을 선정했다고 5일 발표했다.

별들의 전쟁(STAR WARS)은 △60년대생 임원 전성시대(Sixty), △이공계 출신 강세(Technology), △업종별 임원승진 희비 교차(Alternation), △책임 평가인사(Responsibility), △여성임원 중용(Woman), △해외파 증가(Airplane), △CEO 및 임원 거부 현상(Refusal), △생존 최우선 조직개편(Survival)을 의미한다.

◇ 이제 임원은 60년대생이 대세다

한국CXO연구소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국내 100대기업 임원을 출생년도 별로 살펴보면 1960년생이 가장 많은 비중(9.5%)를 차지했다. 이어 62년생 9.0%, 61년생 8.7%, 63년생 8.4% 순이었다. 50년대생 중에서는 59년생과 58년생이 각각 8.4%, 7.9%를 나타냈다.

오일선 소장은 “올해 임원으로 승진하는 인사에는 64~66년생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60년대생이 임원 핵심 연령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2014년에는 전자 및 통신 등 사업 사이클이 빠른 업종을 중심으로 64년생이 임원으로 승진하는 주역 연령대로 급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 이공계 출신 CEO 비중, 절반 육박 예상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이공계 출신이 지속적인 강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됐다. 1000대 기업 기준으로 이공계 출신 CEO 비중 추이를 살펴보면 2010년 43.0%에서 2011년 43.9%, 2012년 44.4%, 2013년 45.3%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오 소장은 “이러한 이공계 상승 기조는 2014년 인사에서도 변함없이 반영될 전망”이라며 “이공계 출신 CEO 비중이 내년에는 5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공계 CEO 선호 현상은 관리지향 경영에서 현장중심 경영으로 경영 패턴이 전환되면서, 현장 실무를 더 잘 아는 이공계 출신이 각광을 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공계 출신 임원 중에서는 ‘전화기’ 학과로 불리는 전자(전기)공학, 화학공학, 기계공학 출신들이 임원 승진 명단에 대거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 업종 따라 ‘울고 웃을’ 임원 승진

전체적으로 내년도 임원 승진 규모는 올해에 비해 소폭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불어 닥친 기업의 큰 위기 상황은 다소 넘긴 상태이기 때문이다. 내년도 100대기업 임원 규모는 올해(6800여명)와 비슷하거나 소폭 상승한 6900명 정도 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내년에는 업종에 따라 임원 승진 규모가 크게 달라지며 희비가 교차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체적으로 전자와 반도체, 화학, 자동차 등은 임원 숫자가 다소 늘어날 여지가 크지만, 건설을 비롯해 금융, 철강, 유통, 중공업, 제약, 통신 업종 등의 임원 규모는 올해보다 줄어들거나 비슷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 신상필벌 인사 거세진다

내년 임원 인사에서는 어느 때보다도 각종 비리 및 윤리적 문제에 대한 엄격한 문책성 책임 인사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최근의 경제민주화 및 ‘갑’의 횡포 등과 같은 사회적 이슈와 맞물려 임원 인사평가시 비리 등에 대해서는 엄격한 평가잣대가 적용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비리와 연관된 인사들이 임원 승진 등에 포함된 사실이 대외적으로 알려지게 될 경우, 기업 이미지 등에도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기업은 아예 이들을 사전에 철저히 배제한 임원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오 소장은 “기업들은 앞으로 갈수록 능력 평가 외에 윤리와 도덕성 부분을 더욱 철저하게 검증하는 인사 시스템을 가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 기업마다 경쟁적으로 여성 임원 늘리기 나선다

내년도 임원 인사는 박근혜 여성 대통령 취임 이후 기업에서 처음으로 실시하는 것임을 감안할 때, 여성 임원을 대거 발탁하려는 기조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특히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 규모가 올해 처음으로 100명을 돌파한 것을 계기로 내년부터는 여성임원 숫자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100대기업 여성 임원 규모는 지난 2004년 13명에서, 2006년 22명, 2010년 51명, 2011년 76명으로 증가하다가 2013년 114명으로 처음으로 100명대를 돌파했다.

이러한 여성임원 증가추세는 여성 임원 후보군이 점차 두터워지고, 여성 인력의 우수성이 검증되면서 자연스럽게 임원으로 승진시키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해외파 강세는 지속된다

기업들의 글로벌 경영과 맞물려 2~3년 전부터 활발해지고 있는 해외에 있는 핵심 인재들을 임원으로 영입하려는 경향이 내년에도 더욱 뚜렷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현상은 특히 국내에 첨단 분야의 핵심 인재들이 부족한데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등 글로벌 전자업체들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활동 중인 각 전문분야의 핵심인재를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 소장은 “특히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컴퓨터, 바이오, 지적재산권 분야의 해외 전문가들이 내년에 대거 임원으로 국내 기업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 책임져야 하는 골치아픈 CEO 및 임원은 ‘NO’

기업의 ‘별’인 임원 자리에 오르는 것을 다소 꺼리는 기현상이 내년에는 더욱 빈번히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현상은 임원 승진의 기쁨보다는 임원을 달고 2~3년 내에 실적에 따라 퇴사 여부가 결정되는 분위기가 더욱 강해지고 있는 것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예전처럼 기를 쓰면서 임원 계급장을 달기 보다는 다소 눈치는 받더라도 정년까지 직장 생활을 연장하려는 ‘별거’ 부장들이 늘어나는 것도 이같은 세태를 말해준다. 별거 부장은 별(임원)을 달기를 거부하는 부장을 의미한다.

내년에는 기업 경영상황이 불안한 기업 중심으로, 최근 엄격해지고 있는 법적 책임에 대한 부담 때문에 전문경영인 자리를 고사하는 현상이 어느 해보다 강하게 표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기업에서 나온 CEO 및 고위직 임원이 중견·중소기업 CEO직을 맡지 않으려는 경향이 이전보다 강해지고 있다.

◇ 조직 생존이 최우선이다

내년 임원 인사에서는 높은 부채비율을 보이고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생존을 위해 임원 감축을 비롯한 조직개편이 대대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인력 구조조정 등으로 이어지면서 임원 규모를 줄이는 작업이 가장 먼저 선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도 재구성할 공산이 커졌다. 알짜 사업 영역도 매각하려는 시도도 적극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들 기업에 몸담고 있는 임원들의 미래가 더욱 불투명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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