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명소''에서 멋&맛 거리로…''물''이 바뀌다

이태리? 이태원!
  • 등록 2008-05-22 오전 11:51:20

    수정 2008-05-22 오전 11:51:20

[조선일보 제공] 서울 용산구 이태원 요즘 '물이 바뀌었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대체 무슨 물이 어떻게 바뀌었다는 걸까? 성별, 연령별로 해석이 분분했다.

먼저 자칭 '이태원 마니아'라는 주부 김은세(40)씨, 그녀의 주장은 이랬다. "최근 1~2 년 사이에 청담동 콜렉트숍 뺨치는 인테리어 숍, 옷 가게가 엄청 늘어났거든요. 요즘 쇼핑 좋아하는 미시족은 죄다 이태원으로 몰려요."

박보람(26)씨의 풀이는 조금 달랐다. "거리가 바뀌어서 그래요. 상가 골목골목에 들어선 가게들이 유럽의 노천 카페를 연상시켜요. 아기자기하고 세련되기까지 하죠. 요즘은 다들 이태원을 '이태리'라고 부른대요."

외국계 은행에서 일하는 정승모(35)씨는 '음식'에 방점을 찍었다. "옛날엔 클럽만 많은 곳인 줄 알았는데 요즘 보니 주말에 가족들과 외식하기 좋은 근사한 레스토랑이 늘었어요. 전반적인 식당의 분위기나 맛이 한층 좋아진 것 같아요."

▲ 조선영상미디어 김승완 기자 wanfoto@chosun.com

그렇다면 광운대 신문방송학과에 다니는 대학생 김민수(27)씨의 의견은 어떨까? "물이요? 눈이 즐거워졌다니까요! 이태원 거리를 다니는 여자들 중 외모나 옷차림이 눈에 띄는 사람이 전보다 많아졌대요. 세련되고 예쁜 여자 보려고 이태원 온다는 친구들 많아요. 하하."

해몽(解夢) 한 번 참으로 각양각색이지만, 누구 말이 더 타당한 건지 따질 필요는 없겠다. 요즘 이태원, 파는 옷이건 거리 풍경이건 음식점이건 이 곳을 찾아오는 여성들이건…, 예뻐지고 화사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니까. 용산구청 공보팀은 "최근 1~2년 사이에 이태원 상가 골목들이 산뜻하게 바뀌고 있다"며 "녹사평역 주변 도로 사이에 앤티크 가구나 인테리어 소품을 파는 이탈리아 거리, 근사한 의상을 파는 프랑스 거리가 조성되고 있다. 늦어도 내년까진 거리 화가, 공중 정원, 노천카페 같은 유럽의 모든 거리 문화가 이태원으로 옮겨올 것"이라고 말했다.

굳이 여러 사람 말을 들어볼 것도 없겠다.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에서 빠져 나와 이태원 골목 골목을 걷다 보면, '짝퉁 천국, 쇼핑고수가 아니면 물건 고르기 힘든 시장, 싼 게 비지떡…'이란 이미지를 연상시켰던 이태원이 산뜻한 주말 나들이 장소로 탈바꿈하고 있음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손에 커피를 들고 산책하듯 쇼핑을 즐기는 20~30대 여성들, 쏟아지는 햇살, 테라스가 있는 카페와 음식점들까지. 한 때 가수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 "춤추고 술 마시고 어지러워 이태원이란 이런 델까"(노래 '이태원 이야기' 중)라고 읊조렸던 이태원 대신, 이젠 화창한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이태원의 '맨 얼굴'을 만나러 갈 시간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초췌한 얼굴 尹, 구치소행
  • 尹대통령 체포
  • 3중막 뚫었다
  • 김혜수, 방부제 美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