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지수는 전날까지 나흘 연속 641포인트 대에 머물며 `게걸음`을 이어갔다. 장중 변동성이 없지는 않았지만 장 마감이 다가오면 어김없이 제자리로 돌아와 숨을 죽였다. 특히 닷새째 음봉(시초가보다 종가가 낮은 경우)을 나타내며 시장 에너지 부재를 실감케 했다.
코스피와 비교해보면 상대적 약세가 더욱 또렷해진다. 코스피 시장이 3월 이후 5.1% 오르는 동안, 코스닥 지수는 0.4% 내렸다. 바닥을 찍고 올라섰던 3월17일 이후에도 코스피는 10.3% 오른 반면, 코스닥 시장은 6% 반등에 그쳤다.
코스피는 20, 60일 이동평균선을 차례로 넘어선 뒤 120일 이평선(1790포인트) 문턱까지 다가섰지만, 코스닥 시장은 120일선(687포인트)까지 아직 까마득하다.
◇ "NHN 왜 이래..주도주가 없다"
주도주의 부진이 첫번째 이유로 꼽힌다. 특히 대장주 NHN의 약세가 뼈아프다. 시가총액 비중이 11.31%(18일 기준)에 이르는 NHN에 의해 지수가 출렁이는 것은 당연한 일. 여기에 인터넷주가 전체적으로 약세를 기록하며 시름을 더해주는 모양새다.
NHN은 닷새 연속 내렸고, 다음(035720)은 사흘연속 하락세를 탔다. 다음은 실적 부진 전망이 악재로 작용했다고 하지만, NHN 경우는 이렇다 할 이유도 없는 실정이다. 펀더멘털 문제가 아니라 기관과 외국인이 급매물을 내놓는 등 수급 문제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남정훈 연구원은 "코스피 시장에서는 최근 삼성전자를 비롯한 지수관련 대형주가 기지개를 펴고 있는 반면 코스닥 시장의 주도주 격인 인터넷주는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이 코스닥 시장의 가장 큰 약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 "기관 12일째 `팔자`..수급 여건 악화"
기관은 전날까지 12일 내리 매도우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지난해 2월에 15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한 이래 최장 기록이다. 한동안 수급 여건에 활력을 불어넣어줬던 외국인도 다시 매도 우위로 돌아선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개인만이 홀로 8일 연속 순매수로 지수를 방어하고 있다.
최재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관이 3월에 지수가 저점을 형성한 이후 대형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1분기 결산을 전후로 아무래도 반등 속도가 빠를 것으로 보이는 대형주를 매수해 수익률을 맞추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 "실적시즌서 소외..환율 악재도 부담"
실적 시즌을 전후로 시장의 관심이 대형주로 쏠린 것도 원인으로 지적됐다. 실적 기대감이 모멘텀으로 작용하며 대형주들의 강세가 이어진 반면, 중소형주는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달 달러/원 환율이 약세를 보임에 따라 중소형주의 실적 우려가 주가에 반영됐다는 의견도 있다. 엔화 강세로 인해 일본에서 부품을 수입하는 기업이 타격을 받은 것도 실적 시즌의 소외감을 부추긴 요인으로 꼽혔다.
최재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시즌을 앞두고 환율이 약세를 보였는데, 환헤지 등을 했던 대기업에 비해 코스닥의 중소형기업들은 원자재 등의 수입 부담이 커졌다"면서 "영업 이익이 훼손됐을 것이란 우려감이 주가에 반영됐을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 "주도주 공백은 우리가 메운다..종목별 움직임 활발"
아울러 IT와 자동차 관련 종목도 전방산업의 호황을 앞세워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
이경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투자 심리가 살아나면서 IT와 자동차 업종 내 후방 부품 업체로 기대 심리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특히 이 연구원은 "특히 반도체, 핸드셋 업종보다는 디스플레이, 자동차 관련 중소형 업체들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 "순환매 장세..코스닥 차례도 온다"
상대적으로 덜 올랐으니 코스닥 시장에도 기회가 오지 않겠냐는 논리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최근 시세를 분출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한 대형주보다 상대적으로 덜 오른 코스닥과 중소형주를 틈새시장으로 삼으라는 추천도 적지 않다.
송경근 동부증권 연구원은 "대형주와 중소형주간의 스프레드가 최근 좁혀지고 있다는 점에서 갭메우기 현상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인터넷주가 부진하지만 펀더멘털의 이상이 없으니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으라는 권고도 있다. 만약 인터넷주가 반등에 나선다면 코스닥 시장의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 "강세장 진입 임박했다"
코스닥 시장이 강세장 진입의 목전에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순전히 기술적 분석이라는 한계는 있겠지만, 차트는 주가 역사의 반영이라고 본다면 마냥 흘려 보낼 수만은 없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 시장의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5일, 20일, 60일 이동평균선이 630~640포인트 사이에 밀집되고 있어 향후 변동성 확장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 지수와 이동평균선이 3%이내에 머물러있는 기간을 나타내는 응집화 지수가 상승중인데, 과거(2005년 이후) 응집화지수가 8일 이상을 기록한 경우에는 추세의 전환이 나타났다"며 "이와 함께 시장의 상승구조를 나타내는 p-n지표도 9개월만에 강세장(Bull Market)으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어 시장의 강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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