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유현준 "尹 용산 집무실, 신의 한수…뷰가 좋다"

"청와대, 수비하기 좋은 곳이지만…답답한 지경"
  • 등록 2022-03-18 오전 10:07:26

    수정 2022-03-18 오전 10:07:26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청와대 이전 부지 중 하나로 용산 국방부 청사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건축가인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부 교수가 긍정적 입장임을 밝혔다.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유 교수는 청와대 이전 문제에 대해 “신의 한 수가 아닌가 싶다”고 거듭 칭찬했다.

그는 “제가 여기저기 많이 다녀봤는데 예전에 한번 국방부에 강연차 한 번 가본 적이 있다. 거기 가보고 제가 태어나서 봤던 뷰(전망) 중에 제일 좋았던 것 같다”고 장점을 꼽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국방부 청사.(사진=연합뉴스)
이어 “저는 풍수지리를 잘 모르겠지만 ‘이런 데 대통령 집무실 같은 거 있으면 정말 좋겠다’ 그 생각을 했었다”며 “‘거기에 왜 국방부장관이 앉아 있지?’ 그런 생각을 했었다. 거기 뷰가 정말 제가 태어나서 본 곳 중에 제일 좋았던 것 같다. 왜 점령군들이 다 여기에 와서 진을 쳤는지 알겠더라”라고 털어놓았다.

다만 유 교수는 전망 때문에 청와대를 이전하라는 것은 아니라며 “일단 청와대는 물론 디자인적으로 봤을 때 더 개선의 여지는 있겠지만, 애초에 청와대가 만들어졌을 때 당시의 배치가 ‘정말 청와대 경호실에서 거의 디자인을 했구나’ 그런 느낌이 들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부분 주 출입구에 경호대가 두 개 건물이 좌우로 경비실처럼 있고, 그 앞에 여민관이 있고. 그렇게 1차적으로 바리케이트처럼 돼 있고 그 안에 집무실과 다 있지 않느냐”며 “배치의 상태가 소통이 될 수가 없는 구조라는 생각은 좀 든다”고 단점을 말했다.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부 교수)
유 교수는 청와대에 대해 “수비하기엔 좋은 곳”이라고 했지만 ”답답한 지경”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청와대 영빈관 테라스에 쭉 내려다 보면 앞에 큰 빌딩들이 있고 그 뒤로 남산이 막고 있다. 지금은 자동차 시대라 우리가 생각하는 공간의 경계영역이 훨씬 넓어졌는데, 이 영역으로 보면 앞에 건물도 막고 있고 남산도 막고 있고 답답한 지경”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서울도 강남으로 확장되면서 4대문 안쪽의 도읍 바운더리에서 훨씬 더 넓어지면서 중심축이 어떻게 보면 경복궁 쪽에서부터 용산쪽으로 옮겨오는 게 아닌가, 그 생각은 한다”고 전했다.

청와대.(사진=연합뉴스)
한편 윤 당선인은 청와대 이전 부지로 서울 광화문 외교부 청사와 용산 국방부 청사 두 곳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용산 국방부 청사에 가능성이 더욱 실리고 있는 분위기지만, 국방부는 군 관련 건물이 밀집해 있고 외부인 출입이 엄격하게 제한되기 때문에 윤 당선인이 이전 이유로 뽑았던 ’국민과의 소통‘이 오히려 더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 국방부로 이전할 경우, 막대한 예산 소요뿐만 아니라 안보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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