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한미 통화스왑은 국내 외환과 금융시장 안정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달러기근에 시달리던 국내 금융시장은 300억달러 한도의 한미 통화스왑 계약 체결 소식이 전해진 직후 빠른 속도로 안정을 되찾았다.
당초 지난 4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용될 예정이었으나, 두차례 걸쳐 연장되면서 내년 2월1일로 계약기간이 늘었다. 미 연준은 각국의 달러유동성 위기가 잦아들면서 더이상 통화스왑 계약을 연장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각국이 통화스왑을 통해 미 연준으로부터 받은 달러규모는 지난해 12월 5137억5000만달러에 이르렀으나, 지금은 124억달러로 크게 축소됐다. 스위스는 지난 6월말 통화스왑 자금을 전액 상환했고 뒤이어 호주, 영국, 노르웨이 등이 상환행렬에 동참했다.
한은은 통화스왑계약이 종료되더라도 국내 금융시장이나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이미 지난 3월부터 통화스왑을 활용해 국내 금융기관에 대출해준 돈을 회수하기 시작했다.
안병찬 한은 국제국장은 "외환보유액이 2700억달러를 넘고, 은행의 해외차입금리도 상당히 개선됐다"며 외화유동성 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말 2000억달러를 갓 넘던 외환보유액은 지난달 2708억달러로 1년만에 700억달러 이상 늘었다.
금융시장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성재만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통화스왑 종료는 이미 예견된 일"이라며 "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계은행 딜러도 "통화스왑은 그간 만기를 맞춰가며 금액을 줄여왔기 때문에 시장이 (종료될 것을) 충분히 예상해왔다"며 "오늘 달러-원 환율이 오른 건 유로화 약세와 수입업체의 결제수요 등이 주된 요인이지, 통화스왑 종료의 영향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