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을 믿는다"..애태우는 포스코·한화

포스코의 대우조선 입찰자격 판정 앞두고 ''긴장''
포스코 "단순한 구성의 문제..자격에 문제없다"
한화 "포스코 자격없어..법적대응도 불사"
  • 등록 2008-10-16 오전 11:40:31

    수정 2008-10-16 오전 11:40:31

[이데일리 정재웅기자] 포스코, 한화 등 대우조선해양 인수전 참여 기업들이 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의 '포스코 입찰자격 여부 판단'을 앞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6일 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산업은행은 이번 대우조선해양 매각의 법률자문인 법무법인 광장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산업은행은 지난 15일쯤 결과를 발표키로 했으나 사안이 매우 민감한 만큼 좀 더 명확한 판단을 위해 발표일정을 이날로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법무법인 광장을 비롯 관련 로펌 등에서도 이번 판단이 전체 인수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될 것인 만큼 최종 판단까지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의 입장표명이 조금 더 늦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의 판단을 기다리는 포스코와 한화 등은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전 시작부터 업계 등으로부터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평가받았던 포스코의 경우, GS의 급작스런 컨소시엄 결별 선언 이후 이번 인수전 참가여부 조차 불확실한 입장에 놓여있다.

포스코(005490)는 이번 GS의 컨소시엄 파기가 대우조선해양 매각의 본질이 아닌 구성의 문제인 만큼 계속 인수전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동희 포스코 부사장도 지난 14일 IR에서 "이번 건이 매각의 본질이 아니라 컨소시엄 구성의 문제인 만큼 (산은의 판단이)그런 쪽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강하게 믿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GS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기 이전부터 단독으로 이번 인수전을 준비해왔고 GS가 컨소시엄에 탈퇴했더라도 이미 써낸 인수가격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건은 법률적인 문제가 아니라 산업은행이 재량권을 가지고 있는 사안인 만큼 포스코가 인수전에 계속 참여한다고 해서 전체 인수전 판도가 어그러지거나 하는 일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경우, 가장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이 포스코이며 이는 곧 국내 산업 전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반면, 한화(000880)측은 포스코가 이미 GS와의 컨소시엄을 전제로 이번 입찰에 참여했기 때문에 GS가 컨소시엄을 탈퇴한 만큼 포스코도 자동적으로 입찰 참여 자격이 박탈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만일 산업은행이 포스코에게 입찰자격을 부여한다면 법적인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산업은행의 판단이 전체 인수전 판도를 좌우할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한화가 이처럼 강경하게 반발하는 것에 대해 그 배경에 대한 분석이 줄을 잇고 있다.

이번 M&A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한화의 입장에서는 포스코가 다시 입찰에 참여하게 되는 것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며 "가장 유력했던 후보가 일단 낙마 위기에 있는데 다시 인수전에 뛰어들면 한화입장에선 분명히 치명타"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당초 업계에서는 한화가 제일 공격적인 가격을 써냈을 것으로 봤으나 막상 알고 보니 포스코가 대우조선해양 인수가격을 한화보다 높게 써내 한화가 적잖이 당황한 것 아니냐"면서 "한화의 반발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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