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수요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으로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고강도 긴축과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미국 주식시장이 침체된 데 따른 것이다.
| 상해 증권거래소. (사진=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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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아시아증시의 IPO 규모는 1040억달러(약 145조원)로 전체(1528억달러)의 68%를 차지했다. 미국 증시 IPO 규모는 233억달러(약 33조원), 비중은 14%로 역대 최저치다.
지난해만 해도 금액 기준으로 전 세계 IPO 시장에서 미국 증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이상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각국 긴축 전환에 따른 유동성 감소로 IPO 수요 자체가 줄어든데다 미국 증시가 침체를 보이면서 상장 기업들이 아시아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의 데이비드 에트리지 미국 IPO 책임자는 “우리는 현재 사람들이 ‘패닉 셀링’이라고 말하는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제임스 왕 ECM(주식자본시장) 공동대표는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과 긴축에 직면하면서 올해 IPO 중심지가 동쪽(아시아)으로 옮겨갔다”며 “연말 전까지 홍콩에서 일부 대규모 IPO가 예정돼 있어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IPO 시장에서 아시아가 급격히 부상한 데는 중국 기업들이 본토와 홍콩 증시에 상장한 영향이 컸다. 올해 글로벌 IPO 최대어 10곳 중 6곳은 차이나 모바일과 중국해양석유총공사 등의 중국 기업이었다. 앞서 블룸버그는 지난달 7일 자체 집계결과를 토대로 중국 증시의 올해 IPO 규모가 578억달러(약 80조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궈질리 UBS그룹 아시아시장 공동대표는 “중국 A주 시장은 대부분 국내 자금으로 운용되고 있어 글로벌 변동성에 따른 영향을 덜 받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