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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강남구 휴이노 본사에서 만난 길영준 대표는 “처음 회사를 설립했을 때 목표가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제품을 만들자’였는데 실제로 환자들이 우리 제품으로 위태로운 순간을 모면했다는 얘기를 듣고 창업 후 느꼈던 어려움을 잊을 정도로 큰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휴이노는 심전도측정이 가능한 기기부터 이를 분석해 의료진에게 제공하는 솔루션까지, 심전도측정의 전 과정을 의료진에게 하나의 서비스로 제공하는 회사다. 보유 중인 제품은 ‘메모패치’와 스마트워치 형태의 ‘메모워치’가 있다. 휴이노의 전략적투자자(SI)로 2대주주이기도 한 유한양행과 국내 판권계약을 체결한 메모패치는 지난 5월 국내 첫 출시됐다. 연내에는 아시아태평양 시장에도 추가진출을 앞두고 있다. 2019년 2월 ICT 규제샌드박스 1호 기업으로 선정된 지 3년만의 쾌거다.
개원의 돕는 ‘원격모니터링’ 기기로 원격의료 의식 바꿔
부정맥은 급사 확률이 높은 질병이지만 앞선 사례처럼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기 어렵다는 애로사항이 있었다. 삼성전자, 애플 등 많은 전자기기 업체들이 심전도 측정이 가능한 스마트워치를 개발했지만 의료장비가 아니기 때문에 여기서 나오는 데이터는 단순한 참고자료일 뿐이다. 반면 휴이노의 제품들은 의료장비로 인정받아 실제 의료현장에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부정맥 진단의 사각지대를 간편한 IT기술과 방대한 환자들의 심전도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인공지능(AI)솔루션으로 채운 것이다.
길 대표는 “병원에서도 원격모니터링의 편의성을 경험해보지 못하다가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통해 휴이노의 제품을 경험해보고 만족도가 높아졌다”며 “메모패치로 이른 진단이 없었다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었던 부정맥 환자들에 대한 조기진단과 응급시술이 이어졌고 사망률도 낮췄다”고 강조했다.
“원격의료 활발해지면 의료진도 이익...논의 다시 불붙길”
메모패치의 경우 기존 생활심전도 검사기인 홀터 심전계와 같은 생활심전도 측정기기로 간주돼 규제 샌드박스 선정 1년만인 2020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이어 지난 2월에는 신설 보험수가 개정고시 시행으로 보험수가까지 적용받게 되면서 의료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문턱이 낮아졌다. 부정맥 환자들이 메모패치를 통해 생활심전도를 측정하려면 10만~15만원의 비용만 지불하면 된다.
길 대표는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정부가 고무적인 결정을 내려준 데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면서도 최근 코로나19가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에 접어들면서 원격모니터링, 원격의료에 대한 논의의 불씨가 사그라들고 있는 것은 아쉽다고 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은 만성질환 환자를 원격모니터링하는 데 대한 수가가 책정돼 있고 의사들도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이 갖춰져 있다. 여기서 수익을 내는 의료진도 많고 사업도 활성화되는 분위기”라며 “반면 한국은 원격모니터링, 원격의료와 관련된 의료법 개정이 국회에 계류돼 있어 보험수가와 관련된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기도 어렵고 보험당국도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의료법 개정이 선행돼야 하지만 메모워치도 차근차근 시장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중증 만성질환 환자들이 병원 내에서 소형 디바이스 형태로 착용해 사용할 수 있도록 워치 형태가 아닌 밴드 형태의 제품을 개발 중”이라며 “내년 하반기 시제품을 생산해 2024년에는 시장진입을 본격화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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