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의 한국 도착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나의 딸 이방카가 한국에 막 도착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할 대표단으로 가장 유력한 인사를 보내 최고의 예우를 갖췄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방카 고문의 행보에 힘을 실어준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이방카 고문은 장녀라는 단순한 혈연관계를 넘어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이자 정치적 조언자로 알려졌다. 대선 당시 미 언론들은 이방카 고문을 ‘트럼프의 비밀병기’라고 소개했을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의 총애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장 자격으로 올림픽 폐막식 참석차 미국 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한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전 세계의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정치적 무게감 못지않게 그의 패션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패션 모델 출신에 자신의 이름 ‘이방카 트럼프’를 내건 패션 브랜드를 운영할 만큼 패션 감각을 자랑하는 이방카 고문이 방한 기간 어떤 옷을 입는지도 화제가 됐다.
지난 2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을 당시 이방카 고문은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길이의 하운드 투스 체크 코트를 입었다. 이 코트는 미국 대표팀의 선수단복을 디자인한 ‘랄프로렌’의 제품으로 알려졌다. 안에는 흰색에 가까운 크림색 터틀넥 스웨터와 같은 색으로 긴 치마를 입어 날씬하고 길어 보이는 ‘롱앤린’(Long & Lean) 실루엣을 만들었다. 굽을 진주로 장식한 ‘니콜라스 커크우드’의 워커 스타일 부츠를 신었고, 손에는 스페인 패션 브랜드 ‘로에베’의 해먹백을 들고 있었다. 어깨까지 떨어지는 진주 귀걸이로 포인트를 줬다. 전반적으로 여성미를 강조하면서도 단순하고 간결한 디자인이었지만, 하운드(사냥개) 패턴을 두른 상태에서 “강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하기 위해 왔다”는 그의 일성(一聲)은 북한을 압박하는 모양새로 비쳤다.
소매 외 특별한 장식 없이 검은색 V네크라인 원피스에 구두는 벨벳 검정 킬힐을 신었다. 17명의 희생자를 낸 플로리다 고교 총기 난사 사건 피해자를 애도하기 위한 의미로 해석됐다. 만찬 자리에서 이방카 고문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북한에 대한 최대한의 압박 필요성을 강조했다. 입국 당시 발언과 일맥상통하는 메시지로 미국 정부의 대북 강경 기조를 전달했다.
다음날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을 찾은 이방카 고문이 선택한 색상은 ‘빨강’이었다. 빨간색은 미국 대표팀 단복의 핵심 색깔이다.
방한 기간 보여준 이방카 고문의 패션은 검정·하양·빨강의 세 가지 색을 기본으로 한 ‘미니멀 룩’(minimal look)으로 정리된다. 단순하고 간결한 디자인을 기본으로 하지만, 여성스러움을 잃지 않은 절제된 스타일을 보여주는 주특기를 십분 발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옷은 최대한 단순한 실루엣을 보여주는 디자인을 선택하는 대신 리본·진주 등 특이한 장식이 있거나 화려한 귀걸이를 해 포인트를 줬다. 이번 방한 패션에서는 포인트를 ‘컬러’로 선택한 셈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방남 기간 검정색과 회색 등 주로 무채색 의상을 입었던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달리 이방카 고문은 패션 모델답게 다양한 스타일의 세련미를 강조하는 스타일을 추구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