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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발생 닷새째인 이날 희생자들의 분향소가 차려진 제천 체육관에는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제천시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까지 5170명이 분향소를 찾아 헌화했다. 분향소를 찾은 김모(46·여)씨는 “(가족을 잃은) 아픔을 어떻게 말로 하느냐”며 눈시울을 붉혔다.
분향소 입구에 자리한 알림판에는 ‘부디 편히 쉬소서’ ‘가족을 잃은 분들과 하늘에 계신 한분 한분 부디 좋은 곳으로 가세요’라고 적힌 쪽지들이 벽면을 채웠다.
분향소 앞 노란색 1톤 트럭에서는 조문객에게 무료로 어묵을 제공하고 있다. 이곳에서 어묵을 나눠주는 하모(50·여)씨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오늘 장사를 접고 이곳에 따뜻한 국물이라도 나눠줄까 해서 나왔다”고 말했다.
하씨는 “세월호 침몰 당시 팽목항에서 가족들과 목놓아 울던 그날의 기억을 잊을 수 없다”며 “가족을 잃은 분들의 슬픔이 얼마나 클지 말하지 않아도 너무나 잘 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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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사고 직후 이곳에 교대로 나와 유가족들과 관계자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자원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고 당일부터 분향소와 빈소가 차려진 병원에 자원봉사자들이 10명씩 한 조를 이뤄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제천시 체육관 정문 앞에는 분향소를 찾은 차량 안내에 분주한 자원봉사자가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 만난 원용호(69)씨는 제천 토박이다. 원씨는 “우리 마을에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 무슨 일이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차량 안내 자원봉사에 나섰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직후 밀려드는 차량에 일손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밤샘 봉사활동도 마다하지 않았다.
얇아 보이는 옷차림을 걱정하자 원씨는 “가족을 잃은 아픔에 비하면 이런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다”며 “가족들의 아픔이 하루빨리 치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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