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현훈·이명 동반하는 '메니에르병', 한방치료 '도움'

  • 등록 2014-10-17 오전 10:43:26

    수정 2014-10-17 오전 10:43:26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가수 김경호, 배우 한지민, 유지태가 앓고 있다고 하여 화제가 된 바 있는 메니에르병이 최근 5년 새 환자가 매년 9.5%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2006년에 5만3,000명이었던 환자 수가 2011년 7만6,000명으로 무려 44% 정도나 급증했다. 여성 환자 수가 남성에 비해 2.5배 많으며 50대 이상의 환자가 전체의 60% 이상이다. 지금도 메니에르병 환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한의학에서 현훈(어지럼증)의 질병 범주에 속하는 메니에르병은 이명·난청과 함께 갑작스러운 회전성 어지럼증을 주기적으로 반복하는 내이질환이다. 원인은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내림프수종 때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귀 속에는 내림프낭이라는 작은 돌기 모양의 주머니가 있는데 어떠한 이유로 인해 액체인 내림프가 고여 부종 및 확장이 일어난다. 증상이 심해지면 일부가 파열되어 외부로 유출되고 그 결과 현훈·난청·발작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그 밖에도 내림프를 감싼 막의 투과성 이상과 내림프 조성의 변화가 내림프 수종을 일으킨다고 주장하는 설도 있다.

하미경 빛과소리 하성한의원 원장은 “현재 양방에서는 메니에르 환자의 발작적인 어지럼증을 완화시키기 위해 진정제를, 내이의 혈액순환을 돕기 위해 비타민제와 혈액순환제를, 환자의 공포심과 불안감을 없애주기 위해 신경안정제를, 내이에 고여 있는 내림프를 없애기 위해 이뇨제를 주로 사용하고 있는대 이를 장기간 사용할 경우 오히려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하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실증(實證)에 속하는 간화(肝火)와 담화(痰火)가 원인이라면 이뇨제 투여는 현훈·이명·난청 증상의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신음허의 허증(虛證)이 원인이라면 이뇨제의 과용은 오히려 탈진과 체력 저하를 일으킨다. 입이 마르고 잔뇨감과 소변 빈삭이 더욱 심해지며 어지럼증 발작의 빈도와 강도를 심하게 한다. 결과적으로 이명과 함께 청력이 더 떨어지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뇨제 사용과 함께 권장되는 것이 저염식인데 허증의 메니에르병 환자에 소금의 사용을 제한할 경우 식욕이 떨어지고 기력이 저하되어 더 힘들 수 있다. 이처럼 현훈과 기력저하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환자들을 진찰실에서 만날 때마다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한의학적으로 메니에르병의 원인과 치료방법은 어떤가? 원인을 크게 장부의 기능적인 원인에서 오장육부의 기능적 불균형 턱관절과 경추의 구조적 불균형 생활 환경경적인 자극요인 등 3가지로 보고 있다.

한의학적으로 신음허(腎陰虛)의 원인에 따른 귀 질환은 과로, 무리, 과도한 성생활 등으로 비뇨생식기 계통의 기능을 총괄하는 신기능이 저하된 것에서 비롯된다. 더불어 인체의 근본적인 영양물질의 부족으로 귀의 조직과 기관에 영양 공급이 원활치 못해 내이의 정상 기능과 대사 작용에 이상을 유발한 것으로 본다.

또한 이뇨제의 장기간 사용은 신장 기능을 더욱 약화시키고, 또 한의학적으로 짠맛은 허증의 신장 기능에는 도리어 도움이 된다고 본다. 그러므로 전체의 40~50% 정도를 차지하는 신음허증이 원인인 경우에는 무리한 저염식의 식이요법 또한 권해서는 안되는 치료 방법이다.

하미경 원장은 “현훈증과 이명 또는 청력 저하를 동반하는 메니에르병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내림프수종 같은 대사와 기능 장애를 인체 내부 장기의 불균형 상태와 연관지어 허증과 실증 등의 정확한 진단에 따른 치료 방법을 적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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