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패스포트, 아시아 운용업계에 새로운 기회 제공"

한-호주 공동포럼서 아시아 펀드 패스포트 논의
"역내 저축자금 자본시장으로 선순환 가능..논의 시작해야"
  • 등록 2014-06-18 오전 10:46:22

    수정 2014-06-18 오후 6:25:18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펀드 환매와 상품 쏠림현상에 힘겨운 자산운용업계가 살아남기 위해 ‘아시아 펀드 패스포트’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금융투자협회 제공
18일 마크 라즈버거(사진·MARK Lazberger) 콜로니얼 퍼스트 스테이트(Colonial First State) 글로벌 자산운용 CEO는 서울 여의도동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한-호주 공동포럼’에 참여해 “아시아 펀드 패스포트는 역내 자산운용업계와 투자은행(IB) 그리고 규제 당국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

펀드 패스포트란 아시아 지역에서 한 회원국이 설정한 펀드에 대해 다른 회원국에서도 등록절차를 간소히 해 판매할 수 있게 하는 제도를 말한다. 한국 운용사가 운용하는 펀드 상품에 호주의 기업이 투자하고 일본에서 설정된 펀드를 한국에서 가입할 수 있는 식이다. 2011년 호주가 처음 제안한 바 있다.

한국측 패널로 참석한 김종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펀드 패스포트가 도입되면 아시아 투자자의 자산 투자 기회가 다양해질 수 있고 운용사 입장에서는 운용 능력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보다 저축비중이 큰 지역적 성향을 고려했을 때, 역내 저축자금을 역내 자본시장으로 선순환 시킬 수도 있다는 이점도 제시됐다.

펀드 패스포트제도는 이미 유럽연합(EU)에서 ‘UCIITS’라는 명칭으로 정착화돼있다. 개별국가 성향을 보였던 유럽 국가들은 펀드패스포트 도입을 통해 자산운용업계 지형 변화를 겪게 됐다.

국가 크기가 작은 룩셈부르크의 경우, 경제규모가 작은 만큼 정부가 주도해 펀드 ‘설정’에 특화된 산업에 집중했다. 실제로 룩셈부르크는 펀드 법률자문서비스나 등록간소화 제도 등이 강점이다. 반면 독일은 자산운용업계 관련 규제가 많은 상황. 독일 운용업계는 룩셈부르크에서 펀드 설정을 한 후, 독일과 프랑스 등 경제규모가 큰 국가를 중심으로 운용하며 수익을 도모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수요가 위축된 국내 운용사가 특성화 전략을 통해 진로를 찾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독특한 금융상품을 발굴할 만한 동기도 제공된다는 평가다.

김 연구원은 다만 “서울이 국제 금융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 은행 영역에서는 경쟁력이 있지만 펀드 등 자산운용업계 상품은 비교적 경쟁력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정부에서 펀드 패스포트를 도입하려면 서둘러 본격적인 논의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퇴직연금 시장의 발전 가능성이 크고 아직 연금과 자본시장의 연결고리가 약한 점을 감안하면 잠재력은 풍부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 빌 패터슨(Bill Paterson) 주한호주대사, 존 브록든(John Brodgen) 호주자산운용협회 CEO 등 한국과 호주의 자산운용업계 관계자 100여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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