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현대그룹)②발등의 불 `차입금`

그룹 차입금 2005년 5.8조→2009년 15.6조 3배 `급증`
재무약정 체결한 한진그룹과 닮은 꼴
등급하향 가능성..약정 체결시 리스크 해소 순기능도
  • 등록 2010-07-28 오후 1:30:00

    수정 2010-07-28 오후 3:11:04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못 미더우니 시키는 대로 해라" vs "혼자 충분히 헤쳐나갈 수 있다"

현대그룹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그동안 당연하다고 여겼던 채권단의 재무구조개선약정 요구에 대해 현대그룹이 강하게 `반기`를 들면서 관련 투자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단순한 재무약정 체결을 넘어 갈등의 골이 깊은 범현대가와 현대그룹, 현대건설(000720)현대상선(011200)의 경영권까지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5월말 현재 현대그룹의 금융권 총여신은 2조1500억원으로 산업은행 1조원, 농협 3000억원, 외환은행 2000억원 등이다. 채권단과 원만한 합의 도출에 실패할 경우 연말까지 갚아야 할 차입금 규모는 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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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차입금 눈덩이..수익성 뒷걸음질

▲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 주요 지표 (자료:한신정평, 한기평 단위:억원, %)
현대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부채는 2006년이후 빠르게 늘어난 반면 현금성 자산 등 유동성과 수익성은 뒷걸음질치는 모습이다.

2009년말 현재 현대그룹 12개 계열사의 부채총액은 15조5910억원으로 2005년말에 비해 3배가량 늘어났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0조7270억원이었지만 919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현대그룹의 핵심인 현대상선의 3월말 기준 총차입금 잔액은 5조6403억원. 2005년말 현대그룹의 전체 부채(5조8440억원)와 맞먹는다. 이중 1년이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은 7896억원(14%)이고, 2012년 3월 이전에 상환해야 할 규모는 1조9942억원(35.4%)에 달한다.
 
현대상선의 단기성차입금(단기차입금+유동성 장기부채)대비 현금성자산 비율은 2006년 323.5%에서 지난 3월말에는 153.9%로 절반 이하로 추락했다.

현대엘리베이(017800)터의 차입금도 빠르게 늘고 있다. 3월말 기준 총차입금은 3559억원으로 2006년이후 평균증가율이 33%에 달했다. 반면 당기순익과 잉여현금흐름(FCF)은 108억원, 252억원으로 매년 35%, 33%씩 감소했다.



 

◇닮은 꼴 한진그룹

▲ 현대그룹-한진그룹 비교 (자료:공정거래위원회, 단위:십억원, %)

지난해 11월 채권단과 재무구조를 개선키로 합의한 한진(002320)그룹은 현대그룹과 많이 닮아있다. 간판 계열사인 한진해운(117930)과 현대상선이 지난해 해운업황 침체에 따라 마이너스 실적을 보였고, 두 그룹 모두 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만큼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그룹내 영향력은 지대하다.

지난 4월 기준 재계서열로는 한진그룹(12위)이 현대그룹(22위)보다 우위에 있다. 이미 재무약정을 체결한 한진그룹에 비해 뚜렷한 우위가 없다면 현대그룹이 마냥 채권단의 요구를 거부할 수만도 없어 보인다.
 
영업이익보다 넓은 수익 개념인 EBITDA를 보면 지난 3월말 기준 한진해운은 89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대상선의 EBITDA는 853억원으로 43억원(4.8%) 적다. 현대상선의 잉여현금흐름(FCF)은 117억원 `마이너스`를 기록, 한진해운(-1855억원)의 16분의 1수준으로 양호했다. 현대상선의 현금성자산은 1조2154억원으로 한진해운(6172억원)의 2배 수준이다.

한 크레딧 시장 관계자는 "사업적인 규모나 지위 측면에서는 한진해운이 좀 더 우위에 있고, 운임 인상에 따른 실적 개선도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면서도 "재무적 부담, 유동성 측면에서는 현대상선이 다소 우위에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대 우위`에 있을 뿐 영업현금 창출력 추이 등을 감안할 때 현대상선의 차입금은 과중하다는 분석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재무약정 체결을 전후로 지난해 8월과 12월 한진해운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했고, 현재까지 같은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상선도 한진해운과 같은 `A`이지만 2008년 6월 `A-`에서 상향된 이후 2년가량 동일하다.

◇등급 하향 가능성..최악의 시나리오는

크레딧시장에서는 채권단에서 만기연장 없이 현대그룹의 차입금 상환을 요구할 경우 등급 하향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외환은행에서 만기 연장없이 차입금 상환을 요구할 경우 현대상선 등의 신용등급이 하향될 가능성이 있다"며 "해운업황 회복과 함께 재무개선 약정으로 채권단 관리가 진행된다면 등급이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재무약정을 체결했다는 자체만으로 신용등급을 조정하지 않는다"며 "체결내용이나 자구노력 등을 검토해 등급 조정을 판단하지만 과거 사례를 볼 때 재무약정 체결이 시장에서 부정적이지만은 않았다"고 말했다.

즉, 재무약정 체결을 통해 채권단이 일정수준으로 현대그룹의 차입금 등을 컨트롤한다면 투자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악재만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재무약정을 맺지 않더라도 기존에 발행된 현대그룹 채권의 경우 직접적인 영향권에선 벗어나 있다. 은행 `여신`이 아닌 직접 발행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 

다만 그룹 내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향후 자금 조달비용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등이 발행한 회사채 만기가 돌아올 경우 차환을 위해 회사채를 찍어야 하지만 금리 상승 등 기존보다 더 불리한 조건이 될 확률이 커지는 셈이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현대건설 인수를 두고 정통성을 되찾는 과정에서 현대중공업(009540), 현대차(005380) 쪽에서 건설뿐 아니라 현대상선 등도 욕심내며 다툼을 벌일 경우 크레딧 시장은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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