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해외사업 적신호

美 터미널업체 상반기에 자본완전잠식 상태
해외사업장 줄줄이 적자..獨 자회사 청산
구조조정 착수..3大 선사 중 첫 인력감축
  • 등록 2009-09-01 오전 10:46:33

    수정 2009-09-01 오후 2:45:10

[이데일리 김국헌기자] 해운경기 침체로 국내 최대 해운사인 한진해운의 해외사업 곳곳에서 적신호가 들어오고 있다.

지난 2월 독일 자회사를 청산한 데 이어 상반기에 미국 자회사가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000700)은 3대 선사 가운데 가장 먼저 인력감축에 나서는 등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美 터미널업체, 자본완전잠식 상태

1일 한진해운 등에 따르면 이 회사 계열의 미국 터미널 운영업체 TTI(Total Terminals International)는 올해 상반기 말 부채가 자산을 4199억원 초과해 자본완전잠식 상태에 빠졌다. 

한진해운은 상반기에 TTI에 276억원(2148만달러)를 긴급 대여했지만, TTI를 지분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한진해운이 지분 60%를 보유한 TTI는 작년에 순손실 695만달러(작년 말 환율 기준 약 87억원)를 입었다.

한진해운은 "해운경기 악화로 TTI가 손실을 내고 있어, 지분법 적용 대상에서만 제외하고 자회사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獨 자회사 청산..해외사업장 줄줄이 적자

 


이에 앞서 한진해운은 인수한 지 12년 만에 독일 자회사 세나토 라인(Senator Lines)을 청산하기로 결정했다.

한진해운은 지난 2월3일(현지시간) 주주간 협의를 통해 지분 80%를 보유한 세나토 라인의 청산을 결정하고, 청산자금으로 405억원(2324유로)을 추가 출자했다. 세나토 라인에 공급했던 선복도 회수했다.

지난 1997년에 인수한 세나토 라인은 작년에 순손실 2426만유로(약 431억원)를 입었다.

이밖에 작년에 인도, 중국, 호주,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등 해외 자회사들이 줄줄이 적자를 냈다. 해외 관계사 총 33개사 가운데 10개사가 적자였다.

◇3大 선사 중 첫 인력감축..올해 1조 조달

 
▲ 작년부터 현재까지 분기별 물동량 추이. (출처: 한진해운)

 

한진해운은 상반기에 미국 사업장을 통폐합하고 독일 자회사를 청산하면서, 해외 현지직원 인력 감축도 단행했다.

현지직원 2200여 명 가운데 5% 정도인 130여 명을 희망퇴직을 통해 감축했다. 지난 8월28일엔 국내 육상직원 893명 가운데 4%인 37명의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처리했다.

지난 8월부터 유류할증료를 증액하는 등 8~9월 두 달간 운임 인상을 계획하고 있지만 물동량에 별다른 변화가 없어, 실질적으로 예년에 못 미치는 운임에 화물을 실어나르고 있는 실정이다.

경영진의 위기의식은 어느 때보다 크다.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과 김영민 사장은 경영에만 골몰하며 대외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지난 5월에 창립 32주년 기념식도 조용히 치렀다. 
 
한진해운은 금융시장을 통해 올해 총 1조원을 조달, 침체기를 버텨낼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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