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리면서 미중관계가 ‘갈등 관리’ 국면에 들어갔지만, 기대했던 한중 정상회담은 불발했다. 정부는 이번 APEC에서는 촘촘한 일정으로 인해 시간이 부족했다며, 조만간 열릴 한중 외교장관 만남에서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첫 번째 정상회의 세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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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주석은 지난 16일 APEC 정상회의 제1세션 회의장에서 만나 3분 정도의 환담을 나눴다. 이를 두고 민주당에서는 미국과 일본은 중국과 회담을 통해 국익을 챙겼는데, 한국만 고립외교를 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미국과 일본은 개최한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우리만 못했는데 무슨 외교 지평이 넓어졌다는 말이냐”며 “우리 대통령은 멀뚱거리다 온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를 두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APEC은 2박3일 기간동안 일정이 매우 촘촘해서 시간이 많지 않았다. 미국과 일본은 해결할 현안이 있어서 만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짧지만 시진핑 주석과 조우해서 덕담을 나누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고 반박했다.
APEC에서 시 주석은 일본 외에 멕시코·페루·피지·브루나이 등과 양자 회담을 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가 걸려 있는 일본이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국인 브루나이, 중국이 공들이는 태평양 도서국의 중심 격인 피지 등을 만났다. 다만 한국과는 시급히 풀어야할 현안이 없다고 중국 측이 인식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머지 않은 시점에 양국 외교장관이 만날 예정으로 한중 현안은 대화를 통해서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중일 외교장관은 오는 26일을 전후해 부산에서 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이 한국을 방문하면 한중 외교장관 회담도 별도로 개최될 전망이다. 이를 발판으로 한중일 3국은 정상회의 일자를 연말 또는 내년초에 연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