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면세업계 “고정임대료 전환시 사업 존폐 기로”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중소·중견면세점연합회(연합회)는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 감면 기간 연장을 요구하는 입장문을 보냈다.
연합회는 “중소·중견 면세점의 매출 회복률은 2019년 11월 대비 20% 이하로 여전히 여객수요 회복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고정임대료로 전환하면 적자폭이 확대돼 사업이 존폐 기로에 놓인다”고 호소했다.
앞서 인천공항은 이달로 정부의 임대료 지원 정책이 종료에 따라 임대료 산정방식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겠다고 업계에 공지했다. 임대료 감면에 따른 누적 적자를 감내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면세점은 그간 코로나19 이전 임대료 산정 방식이었던 ‘고정임대료’에 여객 감소율을 적용해 일정 금액을 인하하는 방식으로 임대료를 납부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중소 면세사업자들은 임대료를 올리면 이익보다 임대료가 더 나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해외여행 수요는 차츰 살아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1월 국제 항공 여객수는 308만명으로 코로나19 사태 후 2년 9개월 만에 국내 항공 여객수(285만여명)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쇼핑몰 인터파크에 따르면 11월 항공권 월간 판매액이 1212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3% 늘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1월보다는 15%를 웃도는 수준이다.
반면 면세점 실적은 크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3분기 롯데면세점은 영업이익 358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지만 호텔신라 면세점부문(6억원)과 신세계면세점(51억원)은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이 각각 97%, 78%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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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임대료 문제는 대기업 계열 면세점에게도 부담이다. 신세계디에프의 경우 임대료 지원이 중단되면 매달 최소 100억원 이상을 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냈던 임대료에서 수십억원 이상을 더 지출해야 하는 셈이다.
면세업계는 최근 경영난으로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하기도 했다. 면세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지난 14일 창사 이래 최초로 희망퇴직을 실시키로 해 업계에 충격을 줬다. 근속연수 15년 이상자가 대상으로 롯데면세점 인력의 약 15%인 160여 명이다.
임대료 부담을 떠안은 업체들의 경우 곧 있을 인천공항 제1·2터미널 면세 사업자 입찰 참여 여부도 불투명하다. 이에 흥행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특히 대부분 사업자들은 내년도 사업을 어떻게 할 지 아무 계획도 못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 규모가 가장 큰 인천공항 면세점에 어느 규모로, 어떤 수수료율로 입점할 지 오리무중인 상태다.
또 다른 면세점 업체 관계자는 “업계가 큰 데든 작은 데든 모두 힘든 상황인데 인천공항이 업계를 배려해 줘야 결국 추후 업황이 살아났을 때 공항도 예전처럼 수수료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것”이라며 “임대료 감면 기간 연장을 정부 차원에서 다시 재고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