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 흔들고 싶었는데…尹, 손 맞잡고 '임을 위한 행진곡' 부른 이유

  • 등록 2022-05-20 오전 10:18:50

    수정 2022-05-20 오전 10:18:50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주먹을 흔들며 제창하려 했다는 사연이 뒤늦게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사진=광주전남사진기자회)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9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8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의 뒷이야기를 전했다.

하 의원은 “윤 대통령하고 장관들 다 같이 기차를 타고 내려갔다”며 “‘임을 위한 행진곡’은 이게(주먹) 한 쌍이지 않나. 그래서 이거 할 거냐 다들 궁금해하는데 윤 대통령이 한다는 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행사 시작하기 전 나도 판단이 잘 안 섰다. ‘대통령이 이게 하는 게 맞나’, ‘한다는데 내버려두자’(생각이 들었다)”며 “그런데 마지막에 노래가 나오는데 사회자가 ‘서로 손에 손잡고, 손을 흔들어주세요’이러는 거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하 의원은 “아마 대통령이 당황하지 않았을까. 자기는 주먹을 아래, 위로 흔들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라며 “웃긴 게, 대통령인데 사회자가 얘기하니까 안 할 수가 없지 않나. 그리고 민주당 의원들도 처음에는 상당수가 손에 손잡고 시작했다. 그랬는데 영 어색하다며 ‘나 이거 안해’ 해서 (주먹을 흔들며 불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5.18 유가족의 손을 맞잡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끝까지 제창했다. 보수 진영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다.

하 의원은 이같은 이야기를 하는 이유에 대해 “대통령이 이렇게 주먹을 위, 아래로 흔들더라도 우리는 이거 5. 18 존중하고 광주시민과 함께하자는 국민통합 차원”이라며 “그러니까 잘 이해해주시라는 부탁을 드리고 싶어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이를 들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앞으로 좀 바뀌어야 할 것 같다. 이렇게 불러야 맛”이라며 “해야 했었는데. 사회자가 누구냐. 눈치가 없다”고 농담을 던졌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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