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6·1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대전시장 후보 공천을 둘러싼 내부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박성효 전 대전시장의 경선 참여를 원천 차단하면서 이에 대전시당 당직자와 당원들이 반발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 박성효 전 대전시장이 19일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대전시장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박성효 대전시장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
|
22일 대전시와 지역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동일지역 3번 낙선 공천 배제’ 방침을 갑작스럽게 발표했다. 이 방침에 따라 박 전 대전시장이 1차 경선에서 컷오프됐다. 박 전 시장은 중앙당 공관위에 재심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반면 비슷한 시기 강원도지사 공천에 탈락한 김진태 전 의원의 재심 청구는 받아들여 구제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양홍규 국민의힘 대전시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것이 공정입니까. 강원도는 반성했으니 살려주고, 대전은 멍청하니 설명도 없이 무시하면 된다고 생각했나요. 결정에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할 것 아닙니까”며 “저는 지금 즉시 당협위원장, 시당위원장, 공관위원장 직을 모두 내려놓겠습니다. 소임을 다하지 못해 미안하고 죄송할 따름입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광역단체장 후보 중 강원지사 경선에서 컷오프됐던 김진태 전 의원은 중앙당의 구제를 받아 경선을 치르게 됐지만 박 전 시장만 경선에서 배제된 것은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천관리위원장직을 내려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기초단체장 공천 관리를 책임지는 시도당 공관위원장이 기초단체장 경선 후보 결정을 불과 이틀 앞에 두고 사퇴하면서 내부 경선 관리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박 전 시장은 중앙당의 방침을 수용해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전시장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 전 시장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지방선거의 승리를 위해 선공후사의 입장에서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한다”며 “비난과 비판은 제가 받겠다. 양홍규 대전시당위원장은 사퇴 의사를 철회해 주기 진심으로 건의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행정가 출신이 기초단체장에 당선돼야 한다”며 서구청장에 도전한 서철모 전 대전시 행정부시장, 동구청장에 나서는 한현택 전 동구청장, 중구청장에 출사표를 던진 김광신 전 중구 부구청장의 지지를 선언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렸던 박 전 시장의 불출마가 확정됨에 따라 국민의힘 대전시장 후보는 정용기·이장우 전 의원, 정상철 전 충남대 총장 등 3파전이 예상된다. 지역 정가에서는 “박성효 전 시장의 불출마 선언과 함께 기초단체장 지지 선언은 파장이 클 것”이라며 “박 전 시장에 대한 동정론이 선거에서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