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매크로(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짙어지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 금융부문 위기상황을 판단하기 위해 만들어진 금융스트레스지수(FSI)는 지난 2월까지도 안정세를 보였지만, 3월 들어서는 높아질 전망이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금융스트레스지수(FSI·Financial Stress Index)의 지난 2월 말 값은 전년말 대비 0.09 하락한 0.29로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프앤가이드는 2020년 11월부터 월간 단위로 금융스트레스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주가지수의 하락폭과 변동성, 환율 변동성, 신용스프레드, 외환보유고, 주식시장 거래량 등 12개의 팩터를 계량적으로 분석해 수치로 나타낸 지표다. 해당 지수 값이 높을수록 더 위험하며, 특히 1을 넘을 경우 금융시장이 위기국면에 진입해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원자재가 상승 등으로 인해 원·달러 환율과 주가지수의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12개의 팩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면 2월 말까지는 이러한 요인들이 한국의 금융시장 스트레스에 미치는 영향은 적은 것으로 해석했다.
다만 변동성이 극에 달한 3월 들어서는 스트레스지수가 올라갈 수 있다고 봤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미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금지 조치 발표로 배럴당 130달러를 돌파했다. JP모건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유 브렌트유 기준 유가는 올해 말 185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은 고유가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공포에 지난 8일 달러당 1230원대를 넘어섰다.
에프앤가이드 관계자는 “3월 들어서면서 주가지수가 급격하게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과 유가는 급등하고 있어 에프앤가이드 금융스트레스지수는 다시 올라갈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