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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조스, 올 3분기 CEO 물러난다
베이조스는 2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올해 3분기부터 (CEO에서 물러나) 아마존 이사회 의장(Executive Chair of the Amazon Board)으로 업무를 전환한다는 소식을 알려 기쁘다”며 “후임 CEO는 앤디 재시 아마존웹서비스(AWS) CEO가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공개한 이날 이같은 ‘깜짝 발표’를 했다.
베이조스는 지난 1994년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을 설립했다. 지금은 거의 모든 소매 제품들을 다룰 정도의 세계 최대 온라인 소매체인으로 급성장했다. 베이조스는 그외에 우주로켓업체 블루오리진, 언론사 워싱턴포스트, 기후변화 대응 펀드 베이조스 어스펀드 등 전자상거래와 무관한 사업까지 영역을 넓혔다. 그가 이끈 27년의 아마존 제1막은 막을 내린 셈이다.
후임인 재시 CEO는 1997년 아마존에 입사했다. 그가 이끄는 AWS는 클라우드 서비스업계의 강자다. 아마존 전체 수익의 상당 부분을 견인하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아마존은 킨들을 통해 소비자용 e북 시장을 개척한데 이어 AWS를 통해 기업용 클라우드 기술을 대중화했다. 이 역시 기존 전자상거래 사업과는 동떨어진 영역이다.
베이조스가 앞으로 맡게 될 역할은 아직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그가 띄운 서한을 보면 그 힌트를 찾을 수 있다. 그는 “앞으로 새로운 제품과 초기 이니셔티브를 구상하는데 집중할 것”이라며 “아마존이 성장함에 따라 우리의 규모를 이용해 중요한 사회적 문제들을 주도하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그가 그러면서 내놓은 게 최저임금과 기후변화다. 예컨대 기후변화의 경우 그는 베이조스 어스펀드를 조성하면서 “지구에서 가장 큰 위협”이라며 관심을 표해 왔다.
그는 “이사회 의장으로서 아마존의 중요한 이니셔티브에 계속 관여할 것”이라면서도 “(아마존 외에) 베이조스 어스펀드, 블루오리진, 워싱턴포스트와 그밖에 다른 것들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조스는 “(이번 발표는) 은퇴를 말하는 게 아니다”라며 “이런 조직들이 미칠 수 있는 영향력에 대해 매우 열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베이조스는 아울러 자신의 경영 철학 역시 드러냈다. 그는 “창업할 당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인터넷이 뭐냐’였다”며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회사로 널리 인정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존 성공의 근원은 발명(Invention is the root of our success)”이라며 “우리는 미친 짓을 함께 했고 그것들을 정상(normal)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아마존 프라임의 빠른 배송, 기후 서약, 킨들, 알렉사, 클라우드 컴퓨팅 등을 그는 예로 들었다.
베이조스는 “처음에 그 아이디어가 미친 것처럼 보일 때 절망하지 말라”며 “계속해서 발명하고 방황하는 것을 꼭 기억하라”고 끝을 맺었다.
한편 아마존은 사상 처음 1000억달러가 넘는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4분기 1255억6000만달러(135조4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