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입장으로 사용된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본떠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주도적인 대북정책에 대한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7일 열린 2020 한반도국제평화포럼 개회사에서 “이 새로운 시작에 화답하는 북측의 목소리를 기대한다”며 북한이 침묵을 깨고 다시 대화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이 장관은 “지난 70년 남북관계가 말해주듯 변화를 기다리고 상황에 내맡기는 듯한 태도로는 결코 남북의 미래를 열 수 없다”며 “우리는 열린 바다를 항해하는 것이 아니라 두꺼운 얼음을 깨며 항로를 열어가는 쇄빙선과 같은 태도와 자세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의 제재라는 엄격한 제약조건 속에서 이 장관은 동서독 통일에 공헌한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의 말을 인용, “한걸음도 나아가지 않는 것보다 작은 걸음이라도 나아가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남북이 현재 할 수 있는 일을 중심으로, 변화를 만들어내면, 회복된 신뢰를 토대로 더 큰 대화와 협상의 장을 열겠다”며 “남북은 호혜적 협력을 통해 다시 하나의 공동체로 살아갈 가능성을 확인하게 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과 북미 비핵화 대화의 큰 흐름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