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흡연 경험 중ㆍ고생의 우울 가능성 1.3배 높아

여학생의 자살 생각 비율, 남학생의 두 배
청소년이 간접흡연 주로 경험하는 곳은 공공장소
  • 등록 2020-06-12 오전 10:10:57

    수정 2020-06-12 오전 10:10:57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간접흡연 경험이 있는 중·고생의 우울 경험률이 간접흡연 경험이 없는 또래 대비 1.3배 가량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간접흡연은 심지어 비흡연 청소년의 자살 생각 위험까지 약간 높였다.

12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백석예술대 경영행정학부 현숙정 교수팀이 질병관리본부의 2018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참여한 비흡연 중·고생 5만1,500명을 대상으로 간접흡연 피해 실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청소년의 간접흡연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는 한국학교보건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연구 결과 중·고생의 정신건강 상태는 성별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스트레스를 많이 느끼는 여학생의 비율은 전체의 48.5%로, 남학생(30.4%)보다 높았다. 우울 경험률(최근 12개월간 2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낀 적이 있는 경우)도 여학생(32.0%)이 남학생(18.6%)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12개월 동안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는 비율도 여학생(16.4%)이 남학생(8.2%)의 두 배였다.

청소년은 간접흡연을 집ㆍ학교보다 공공장소에서 더 자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접흡연은 중ㆍ고생의 우울 경험률과 자살 사고율도 높였다. 학교ㆍ공공장소에서 간접흡연을 경험한 남학생은 우울 경험율이 간접흡연 경험이 없는 남학생 대비 1.4배였다. 가정ㆍ학교ㆍ공공장소에서 간접흡연을 경험한 여학생의 우울 경험률도 간접 흡연 경험이 없는 여학생에 비해 1.3∼1.4배 높았다. 자살생각도 간접흡연을 경험한 중ㆍ고생이 경험하지 않은 중ㆍ고생보다 높게 나타났다.

현 교수팀은 논문에서 “청소년기의 발달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심리적 부적응은 삶 전반에 걸쳐 많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중ㆍ고생의 우울감ㆍ자살 생각을 예방하고 이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조정하기 위해선 간접흡연에 대한 노출을 막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2018년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이 주 1일 이상 가정 내에서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경험률은 23.0%였다. 간접흡연은 청소년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의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과거 연구에선 간접흡연이 3개월 동안 지속되는 기침ㆍ가래 등 호흡기 증상은 물론 대사증후군ㆍ불면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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