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부 2차관은 현지시간으로 3일 열린 고위급회기에 정부 대표로 참석해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측 대표로 참석한 리수용 외무상의 기조연설 내용을 정면 비판하며 이같이 밝혔다.
조 차관은 최근 탈북민 신동혁씨의 자서전 증언 번복을 빌미로 탈북자들의 증언과 대북 인권결의를 전면 부정하는 북측 태도에 대해, “북한은 과거 증언 내용을 바꾼 탈북민 한 사람의 고백을 빌미로 진실을 덮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는 매우 애처로운 모습이며 동족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연민의 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마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어둠은 결코 빛을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 차관은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고통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주민들의 인간다운 삶 보장을 위해 진정성 있는 조치를 지체 없이 취해야 할 것”이라며 “지난해 북한당국이 천명한 OHCHR 등 국제기구와의 협력 의지를 조속히 행동으로 옮기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고위급회기에는 리수용 외무상도 북한 외무상으로서는 처음으로 북한 대표로 유엔 인권이사회에 참석해 조 차관에 앞서 기조연설을 했다.
리 외무상은 북한 내에서 인권 탄압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며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지금까지 체제가 유지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차관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에 대해 일본 정부의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하는 우리 정부의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조 차관은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의 당사국으로서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며 “현재 진행 중인 한·일 양자협의에서 할머니들과 국제사회가 납득할 수 있는 해결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할머니들이 살아계시는 동안 존엄과 자존심을 회복하실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며 “저나 여러분들처럼 그들도 자신의 존재가치에 대한 자긍심과 인간에 대한 믿음을 안고 이 세상을 떠날 권리가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조 차관은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지 않고 건강한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며 “본 정부가 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정한 노력을 기울인다면 한일 양국에게 공동 번영의 새로운 미래가 열릴 것”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