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정권 내놓더라도 선거제도 꼭 고칠것"(상보)

"한나라, 정권싫으면 선거제도개편이라도 받아달라"
"정체성 다른 정당도 대연정 성공"
"국민들도 지지할 것..거역하는 정치인 성공못할 것"
  • 등록 2005-07-29 오후 12:34:22

    수정 2005-07-29 오후 12:59:23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노무현 대통령은 29일 `대연정` 제안의 핵심은 선거제도 개혁이라면서 "정권을 내놓는 한이 있더라도 국가의 장래를 위해 꼭 선거제도는 고치고 싶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춘추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정부 권력을 누가 갖느냐가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고, 어떻게 합리적인 사회로 가져갈 것이냐가 중대한 문제여서 정권을 걸고라도 제안한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길게보면 국민들도 지지하고 있을 것"이라며 "역사적으로 정체성이 다른 당끼리의 대연정이 성공한 사례도 있으며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차이는 오히려 적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나라, 정권싫으면 선거제도개편이라도 받아달라"

노 대통령은 "중요한 것은 한나라당 반응인데, 너무 빠르고 단호하게 반응해 아쉽다"면서 "정권은 국정운영의 기회이고 책임인데 참여정부의 나라 살리기에 대해 위기감을 갖고 있는 한나라당이 그냥 일거에 차버리는 것을 보면 국정운영에 별 관심이 없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한 "정권이 싫으면 안받아도 좋으니 선거제도 개편이라도 받아달라. 그것이라도 진지하게 고민 좀 하자고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정체성 다른 정당도 대연정 성공했다"

노 대통령은 "정체성이 아주 다른 정당끼리 대연정해서 성공한 역사가 있다"면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두 당의 차이는 역사적으로 대연정에 성공한 사례보다 아주 작다는 점에서 제안하게 됐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90년 3당합당 이후 역사성을 달리 하고 있는 사람들이 지역으로 당을 나누어 입당하는 바람에 열린우리당 내에서도 정치노선에 큰 차이가 있고 한나라당도 마찬가지"라면서 "양쪽 다 스펙트럼이 넓다는 점에서 아주 닮아 실제 노선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그렇다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에 각각의 정책을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며 정책적 결론을 내는 곳은 국회"라면서 "국회에서 토론의 장은 열려있고, 국회 의석은 변하지 않는다. 한 자리에서 합동의총을 하고 진지하게 토론하는 정치를 해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 정책은 같이 갈 수 있고, 교육정책은 토론해서 가면 될 것이고, 국가보안법 문제는 오히려 두 당이 진지하게 대화한다고 하면 오히려 지금보다 답이 쉽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구도, 망국의 요인..정치 재건축해야"

노 대통령은 "대통령이 왜 이렇게 선거구도에 그렇게 집착하냐고 하는데 이건 우리 역사와 정치를 구조적으로 깊이 고민해 보면 당연히 망국의 요인이며 역사발전의 걸림돌이라는 답이 나온다"면서 "그동안 우리는 독재, 부정부패와 싸워왔고 남은 건 분열의 구조, 지역주의를 해체해야 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야만 보다 성숙한 정치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결국 독재와 부정부패의 잔재를 청산하고 분열주의 지역구도 해체하고 그렇게 새로운 정치로 나아가자, 우리 정치 재건축하자 그런 뜻"이라면서 "정치를 고치고, 바로잡고 더 잘 만드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개혁의 내용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헌법 위배 안된다"

`대연정`의 핵심 내용인 `실질적인 권력이양`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논란과 관련해선 "허용된다고 본다며 "우리 헌법의 내용이 상당히 유연하게 만들어져 있고, 실제 사회의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법률 해석시 주의해야 할 게 언어와 문구, 표현이 갖고 있는 개념을 중심으로 선언적인 법을 찾아내려고 하는 개념법학적 해석"이라며 "법 논리를 모든 사회 현실을 제약하는 방향으로 그렇게 해석하지 않아야 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법 논리로 해석하더라도 대연정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프랑스가 5공화국 헌법을 만들때 동거정부라는 것을 예측하고 만든 것이 아니지만 그 헌법하에서 동거정부가 비교적 원만하게 운영돼 왔다"며 "지금도 헌법을 고치지 않고 단지 국회와 대통령 임기가 같이 가도록 고치고 현재 제도 그대로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프랑스 헌법도 대통령, 총리, 내각의 권한 사이에 헌법상 명확한 근거가 있는게 아니고 운영에 있어 정치관행으로 잘 분배가 돼 있을 뿐"이라면서 "우리 헌법은 프랑스 헌법과 아주 닮았다"고 언급했다.

◇"주가 1천P 넘어 정치개혁 얘기 꺼냈다"

노 대통령은 국가 중요사안이 많을 때 왜 대연정 제안을 했는지 비판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대한민국 국정운영 조직이 그리 간단치 않다"며 "전반기에 나라 살림살이에 전력투구했고, 주가가 1000포인트를 넘는 것을 보고 이제는 정치개혁 얘기 좀 해야겠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노 대통령은 "국정은 항시 수십가지의 일들이 일거에 진행되고 있고 대통령도 몇 가지 일은 동시에 진행할 만큼 멀티 태스킹 시스템이 다 정비돼 있다. 경제가 어려울 때.. 이런다는 건 농경논리"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4월30일에 여당 과반수가 무너져 새로운 논리를 준비했고 어떻게 발표할 거냐 고심하다가 결국 타이밍이 주식시장이 1000포인트 넘어 안정되는거 보고 이제 정치구도 얘기해도 되지 않냐, 이렇게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한 대연정 제안이 `X파일` 문제를 덮기 위한 국면전환용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는 질문에 대해선 "의혹이라는 것은 의혹의 추론과정이 합리적이어야 하는데 누가 어떤 방식으로 정치적 음모를 한다는 것인지 추론되지 않는다"면서 "내가 X파일 덮어서 득볼 것이 있냐. 아무것도 없다. 진실만이 답이고 내편이다. X파일 문제는 진실대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길게보면 국민들도 지지해 줄 것"

노 대통령은 "김영삼 대통령때의 3당합당과는 내용도 다르고 합당과 연정 자체가 목적부터 다르다"면서 "국민에게 공개하고 토론을 거쳐서 하자는 것이며 욕설부터 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진지하게 토론하자"고 말했다.

또 "제도를 바로 세우기 위해선 정권이라도 포기하자는 제안이며, 한 사람의 우수한 사람이 중요하냐, 민주적인 제도가 중요하냐고 한다면 나는 제도라고 생각한다"면서 "총체적으로 본질적인 개혁을 원칙으로 밀고 나갈 것이란 기대로 나를 뽑아준 것 아니냐"고 말했다

아울러 "대개 반응을 보면 진보적 지지층도 반대가 많은 것 같지만 속내를 보면 역사적 대의에 부합하기 때문에 지지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길게보면 국민들도 지지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노 대통령은 "내가 무엇을 선택할 때 많은 이들이 이해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 뒤에는 `옳기는 옳았다`는 평을 받았다"면서 "그것이 축적되었기 때문에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너무 이상적이라고 하지만 내가 현실로 만들고 싶다고 내놓은 이상은 대체로 실현돼 가고 있으며 성취돼 가고 있다"면서 "정치를 향상, 재건축하기 위해 (대연정을)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어떤 정치인도 이를 거역 못하고 실현될 것이라고 자신한다"면서 "이를 귀담지 않고 거역하면 정치적으로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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