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소변은 급한데 화장실 앞에 늘어선 행렬은 왜 그리 안 줄어드는지..’
영화관 화장실에 갔다가 한참동안 아랫도리를 움켜쥐고 기다려야 할 때가 많다. 소변기 앞에 연세가 지긋하신 분이 오래도록 볼 일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뒤통수에 꽂히는 불만어린 시선을 무시하고 장시간 소변을 보고는 황급히 자리를 뜨는 어르신의 마음 역시 편할 리 없다. 젊은 시절처럼 소변줄기가 시원하게 뻗어 나오지 않아 볼일을 보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중년 이후 노년층이 볼 일을 보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은 전립선비대 등 주로 전립선질환으로 인한 것.
전립선은 방광아래 요도의 첫 부분을 밤알형태로 감싸고 있는 기관이다. 요도의 맨 처음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보니 전립선이 비대해지면 통로가 좁아져 방광에서 소변이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한다. 아랫도리의 사정이 예전과 같지 않다 보니 한참 뜸을 들인 뒤에야 겨우 가는 소변줄기가 나오고 그것마저 자주 끊어져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당연지사.
어렵사리 일을 보고 바지지퍼를 올리고 난 뒤 소변 한두 방울이 똑똑 흘러내리는 바람에 팬티는 물론 바지까지 적시는 낭패를 보게 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밤에 잠을 자기도 어렵다. 자주 화장실을 들락거리다보니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아 하루 종일 피곤하고 머리가 멍하다.
또 항문과 고환사이의 회음부가 뻐근하고 불쾌한 감이 있어서 항상 찝찝하다. 발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데다 조루나 사정시 쾌감도 줄어들게 되니 성생활도 원활하지 못하다.
전립선비대증은 나이가 들수록 환자층이 두터워지게 되는 특징이 있다. 50대의 절반 정도가, 60대에는 60%, 70대에서는 70%가 전립선비대가 있다고 할 정도니 노년층에 접어든 남성은 이 질환을 피해가기 힘들다.
전립선비대증이 노년층을 괴롭히는 질병이라면 젊은 층에서는 전립선염으로 고통을 겪는 경우가 많다.
전립선염은 전립선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 전립선에 염증이 발생하면 틈만 났다하면 화장실을 들락거리게 되지만 여전히 소변이 남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이 지속된다.
가끔 소변에 농이 섞여 나오는 경우도 있어서 성병과 혼동을 일으키기도 한다. 소변을 볼 때 요도가 아파서 볼 일을 보는데 어려움을 준다. 아랫배 뿐 아니라 고환과 항문사이의 회음부가 뻐근하게 아프고 심하면 허리까지 아프다. 사정할 때 통증과 조루로 인해 성생활을 제대로 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전립선은 치료가 잘 되지 않고 재발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술을 마시면 증상이 악화되기 때문에 음주는 삼가는 것이 좋다.
한의학에서는 전립선이라는 말이 없지만 대개 산증(疝症)이나 소변불통, 임병 등으로 분류하여 치료한다. 동의보감은 ‘아랫배에 병이 생겨서 배가 아프고 대변과 소변이 잘 안 나오는 것을 산증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찬 기운 때문에 생긴다.’라고 하여 전립선질환이 산증과 비슷함을 보여준다.
전립선질환은 노화나 하복부의 기혈순환이 나빠서 온 것이 대부분이므로 다리를 꼬거나 오래 동안 앉아있는 것은 금물. 장시간 의자에 앉아 있거나 운전을 하는 것은 기혈의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에 수시로 자리에서 일어나 걷기 운동 등을 하는 것이 좋다.
반신욕을 하거나 수건을 따뜻하게 하여 하복부나 회음부의 근육에 찜질을 해주면 근육을 풀어줘서 전립선질환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또 제 1,2중족골이 만나는 곳에 있는 혈자리인 태충혈을 수시로 문질러주는 것이 좋다.
양기를 돋우는 복분자를 달여 수시로 먹는 것도 괜찮다. 아울러 전립선질환은 장기간 치료를 요하기 때문에 생활습관을 고치고 한약과 침 치료를 병행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예지당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