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노조, 사무국장 대행체제로 전환...사측과 대화시도

  • 등록 2001-10-15 오후 2:54:37

    수정 2001-10-15 오후 2:54:37

[edaily] 대우자동차 노동조합이 15일부로 지도부를 직무대행체제로 전환하면서 회사측과 대화 시도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우차노조 김일섭 위원장은 이날 현재 노동조합의 강인희 사무국장을 중심으로 한 직무대행체제를 전환키로 했다면서 이를 계기로 상집간부 전면개편과 17대 2기 집행부도 출범시킨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와 함께 이날오후 3시에는 정리해고자 특별투쟁위원회 2기 출범도 동시에 진행하고 오는 18일에는 간부합동회의를 개최, 비상대책위원회도 구성해나가기로 했다. 노조 최종학 대변인은 "회사측이 김 위원장과의 대화를 전면 거부하고 있는 만큼 해고노동자가 아닌 강 사무국장을 중심으로 한 이번 직무대행체제로 전환함으로써 회사측과 대화를 시도하기 위한 것"이라며 "회사 분할로 인해 정래해고 등 고용불안 문제가 다시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노사간 대화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물러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일섭 노조위원장의 성명서 내용이다. 성 명 서 직무대행을 중심으로 노동조합을 다시 세웁시다 조합원동지여러분! 지난 2월 16일 1,750명의 동지들의 가정에 정리해고서가 통보되고 2월 19일 공권력의 침탈에 의해서 공장에서 쫓겨난 지 벌써 8개월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정리해고 된 동지들은 여전히 거리를 헤매고 있고 분리매각으로 인하여 부평공장과 부산공장의 장래는 더욱 암담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그동안 노동조합은 대우자동차를 평생일터로서 지켜내고 정리해고 동지들을 현장으로 복귀시키기 위해 그야말로 처절한 투쟁을 전개하여 왔습니다. 4월 10일 공권력의 야만적인 폭행, 수많은 동지들이 구속, 징계, 고소고발, 가압류 등의 탄압, 지금도 공장을 점령하고 있는 전투경찰과 용역깡패들.... 현장조합원들을 노동조합과 격리시켜놓고 있는 컨테이너등 저들의 탄압을 뚫고 지난 8개월 간 우리는 정말 눈물겨운 싸움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노동조합 지도부가 산곡동 성당에 갇힌 채 공권력에 의해서 고립되고 간부들의 불신과 반목이 계속되면서 노동조합이 대의원대회조차 개최하지 못하는 등 정상적인 운영을 할 수 없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그리고 " 이 위기상황에서 노동조합은 무엇을 하는가 " " 노동조합은 어디에 있는가" 라는 조합원동지들의 요구와 고민에 답하지 못하는 현실이 위원장으로 너무나 죄송스러웠습니다. 조합원동지여러분! 지난번 성명서에서 MOU 체결이후 앞으로 한 두 달이 우리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기간이라는 것을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정말 중요한 시기입니다. 부평공장과 부산공장의 미래는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위기상황에 처해 있고 전 조합원의 고용과 생존권은 뿌리 채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제 현장에 계신 조합원동지들 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노동조합, 그동안의 간부들의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고 하나로 단결하는 노동조합을 시급히 만들어 내지 못하면 우리가 죽어 가는 모습을 그대로 바라만 보고 있을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위기상황을 어떻게 돌파할 수 있을 것인가를 몇 날 몇 일을 밤 잠 안자고 고민하고 많은 의견수렴을 하여 왔습니다. 그래서 변화된 정세 속에서 노동조합 역시 변화된 대응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위원장으로서의 그동안의 고민의 결과를 이제 조합원동지들에게 밝히고 동지들에게 호소할 시기가 되었습니다. 조합원동지여러분 ! 저는 오늘 10월 15일부로 현 사무국장인 강인희 동지를 직무대행으로 선임함으로써 노동조합을 책임지도록 할 것입니다. 그동안 정비지부장으로서, 17대 사무국장으로서 역할을 해온 강인희 동지는 풍부한 경험과 노동조합에 대한 애정, 그리고 헌신성을 가진 노동조합을 책임질 수 있는 능력과 의지가 있는 훌륭한 동지입니다. 저는 조합원 동지여러분에게 강인희 동지를 중심으로 일치 단결하여 지금의 위기상황을 돌파해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하는 바입니다. 앞으로 노동조합은 강인희 동지를 중심으로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대의원대회를 관통하면서 현 위기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노동조합의 대응방향을 수립할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강인희 사무국장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체계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17대 상집의 전면개편을 하였습니다. 단순히 위원장이 직무대행을 선임하는 것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2기 지도부가 구성되는 것입니다. 새롭게 구성되는 상집들은 그동안의 투쟁 속에서 충분히 검증된 투쟁의지와 집행능력을 갖춘 동지들이라고 저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리해고 철폐 특별 투쟁 위원회의 지도체계를 전면개편하고 오늘 3시에 2기 출범식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노동조합의 단결의 기운을 높이고 현 위기상황에 총력대응하기 위해서 제가 위원장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했다고 확신합니다. 조합원동지여러분! 제가 위원장으로서 끝까지 책임을 지지 못하는 것이 조합원동지들에게 너무나 죄송스럽고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저로서는 이것이 현 위기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도라고 생각해서 결단을 내리게 된 것입니다. 저의 결단이 앞으로 옳았느냐 틀렸느냐는 오로지 조합원동지들이 얼마나 새로운 제2기 지도부를 중심으로 뭉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또한 본조 -지부가 하나되어 힘있는 대우자동차 노동조합을 만들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저는 앞으로 성당에서든 , 거리에서든 , 학익동구치소에서든 정리해고동지들이 현장으로 돌아가고 부평공장, 부산공장의 장래가 확보되고 전 조합원들의 고용과 생존권이 보장되기 위한 투쟁의 모습을 기도하는 심정으로 지켜볼 것입니다. 단결! 그리고 노동조합에 대한 믿음! 이것만이 우리가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도라는 것은 제가 1년여 동안 위원장을 하면서 얻은 마지막 교훈입니다. 정리해고 된 동지들이 다시 웃으면서 현장에서 일하는 모습, 대우자동차가 조합원동지들한테 든든한 평생일터로서 다시 자리잡게 되는 모습을 보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겠습니다. 조합원동지여러분의 가정에 평안과 안정을 기원하면서 위원장으로서의 인사말을 마칩니다. 2001년 10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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