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압 수두증’은 뇌 안에 액체로 차 있는 뇌척수액의 불균형으로 인해 정상보다 많은 양의 물이 차게 돼 치매와 유사한 이상 증상이 생기는 질환으로 70세 이상 노인 100명 중 2명 꼴로 발생한다.
치매(알츠하이머)와 증상이 유사해 오인하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증상으로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워져 발을 넓게 벌리고 작은 보폭으로 발을 질질 끌며 넘어지는 일이 잦고 균형 잡기가 힘들다. 또한 소변을 참지 못하고 화장실에 가기도 전에 요실금으로 옷에 실수를 하기도 하며, 인지기능 저하와 무기력증이 같은 치매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정상압 수두증’은 아직까지 치료가 어려운 치매와 달리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기 때문에 반드시 병원에서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중앙대학교병원 박용숙, 이신헌 신경외과 교수팀은 경북의대 박기수 교수와 협업으로 지난 8월 초부터 ‘정상압 수두증‘으로 진단된 환자에 대해 기존의 ’뇌실-복강 단락술‘과 더불어 국소마취 하 ’요추-복강 단락술‘을 실시했다.
‘정상압 수두증’의 일반적인 치료는 전신마취를 통해 두개골에 구멍을 내 과다한 뇌척수액이 나갈 수 있는 우회로를 션트 튜브(플라스틱 관)를 이용해 뇌실에서 복강으로 빼는 ‘뇌실-복강 단락술’을 시행한다.
‘요추-복강 단락술’은 ’뇌실-복강 단락술‘과 달리 허리에서부터 복강 내로 우회로를 연결하는 수술법으로 머리에 구멍을 내는 ‘두개골 천공술’을 시행하지 않아 국소마취로도 시행이 가능하여 전신마취 고위험군 환자에서도 수술이 가능하다.
중앙대병원 신경외과 박용숙 교수는 “정상압 수두증은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기 때문에 방치하지 말고 조기에 증상을 면밀하게 관찰해 적극적인 검사를 시행하여 선별해 내야 한다”며, “중앙대병원에서는 ’뇌실-복강 단락술‘ 및 ’요추-복강 단락술‘을 병행하여 각각의 수술의 장점을 살려 정상압 수두증에 대해 환자 맞춤형 치료를 제공한다”라고 말했다.
‘정상압 수두증‘은 치료가 가능한 질환인데,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같은 치매로 오인해 방치되는 경우가 많은데, 65세 이상에 걸음이 느려지고, 기억력이 저하되고, 배뇨장애가 있으면 반드시 검사를 시행해 볼 필요가 있다.
◇ 정상압 수두증 의심 자가진단 체크 리스트
1. 다리에 기운이 빠지는 것을 느끼고, 걸어 다니면 쉽게 피로하다.
2. 걸음 걷는 속도가 느려지고 보폭이 짧다.
3. 발바닥을 바닥에서 떼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4. 몸의 중심을 잡지 못해 자꾸 앞으로 넘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5. 손이 떨리거나 섬세한 손 운동을 하지 못하고 글을 잘 쓰지 못한다.
6. 소변을 잘 가리지 못하는 요실금이 생긴다.
7. 집중력과 기억력이 많이 떨어진다.
8. 복잡한 행동을 잘하지 못하는 수행 장애를 보인다.
9. 말수가 적고 무관심한 모습을 보여 우울증과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