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보겸 김유성 기자] 제20대 대선을 앞두고 제3지대 후보들이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신당 창당 세몰이에 나섰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이른바 ‘쌍특검’을 기치로 손을 잡았지만 존재감은 여전히 미약한 수준이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가족 리스크 부각으로 역대급 비호감 대선구도가 만들어졌지만 제3지대 후보들은 반사이익을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
|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왼쪽부터)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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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부총리는 1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새로운물결’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초대 당대표에 취임했다. 그는 “현재 정치세력과 정치인에게 대한민국 미래를 맡길 수 없다는 절박함과 지금 나와 있는 대선 후보들 중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이 되더라도 대한민국을 바꿀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시작했다”며 창당 배경을 설명했다. 김 전 부총리는 특히 “포퓰리즘, 실천 가능성 없는 구호로 국민들을 현혹시키지 말자”면서 “위기 극복을 위해 실천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 전 부총리의 의욕적인 외침에도 정치적 파괴력은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안 후보와 심 후보의 경우 지지율 상승은 고사하고 정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안 후보는 지난 10월 일부 여론조사에서 10% 안팎의 지지율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3~5%대에 머물러 있다. 심 후보도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못 잡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심 후보와 안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5%로 2주 전 조사와 같았다. 심지어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에게까지 지지율이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안 후보는 최근 국민대통합 차원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직 두 대통령의 형집행정지를 제안한 데 이어 19일에는 이 후보와 윤 후보를 겨냥해 중립적인 ‘후보 합동 검증위원회’ 설치를 제안했지만, 지지율 반등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제3지대 후보들의 지지율이 맥을 못 추는 건 중도층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일까지 조사한 결과 중도층에서 안 후보와 심 후보 지지율은 각각 7%, 5%에 그쳤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MZ세대 다수가 부동층인데 현재는 중도 제3지대 정치가 끊어진 상황”이라며 “이들이 어떤 결론을 내리느냐가 대통령 승패를 가리는데, 현재 합리적인 중도층을 사로잡을 정책이 없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