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이 싫으면 그냥 싫다고 말해라"...옹호 나선 민주당

  • 등록 2021-04-22 오전 9:57:53

    수정 2021-04-22 오전 9:57:53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국민의힘이 정치적 편항성을 문제 삼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진행자 김어준 씨에 출연료 문제를 연일 제기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선 “뭐가 문제냐”며 옹호에 나서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22일 오전 페이스북에 “나도 수많은 방송에 출연했지만 서면 계약서를 요구한 방송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당연히 구두계약이었다”고 운을 뗐다.

정 의원은 “방송에 출연 중인 국민의힘 국회의원들 중에서 서면 계약서를 쓴 사람도 없을 것이다. 있으면 손들고 나와라”라며 “사정이 이러함에도 유독 김어준에게만 서면계약이니 구두계약이니 문제 삼는 이유가 무엇인가? 정작 뉴스공장에 출연했던 국민의힘 국회의원들도 다 구두계약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김어준이 밉고, 그냥 싫으면 싫다고 말해라. 국민의힘은 김어준 때문에 많이 아픈가? 조선일보도 많이 부끄러운가? 헛발질을 멈추시라”라며 “국민의힘은 차라리 방송계의 구두계약 관행을 개선하라고 입법을 하시라”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 라디오 방송 진행자인 그를 스토킹하며 괴롭힐수록 김어준의 가치만 더 각인될 뿐이다. 멍청한 짓”이라고 꼬집었다.

정 의원은 또 “김어준의 창의적 상상력은 대단하다. 사회를 보는 혜안도 탁월하다. 분석력과 예측도 예리하다. 진실에 대한 탐사보도도 압권”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런 김어준의 천재성 때문에 마이너 방송에 불과한 TBS 뉴스공장에 청취자들이 열광하는 거 아닌가? 청취율 1위가 증명하지 않는가? 라디오 방송역사의 신기원 아닌가?”라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방송법상 불가능한 김어준 쫓아내기에 열심인데 그거 성공하지 못할 거다. 불가능한 일에 몰두하고 대다수 국민 청취자들을 자극하는 멍청한 짓을 할수록 그대들만 초라해 지리라”라며 “이건 언론탄압”이라고 주장했다.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진행자 김어준(왼쪽),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유튜브 캡처)
같은 당의 김남국 의원도 “저도 몇 년 동안 TV조선, 채널A, MBN, MBC, SBS, KBS, JTBC 등 다수의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했지만, 계약서를 작성하고 출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1~2년 전부터 KBS 정도만 계약서 작성을 요구, 작성했을 뿐이다“며 구두계약이 특정인을 봐주기 위한, 수입 내역을 감추기 위한 의도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TBS가 김 씨에게 구두 계약만으로 출연료를 지급한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전날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김 씨가 SBS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는 계약서를 썼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민영 방송에서도 계약서를 쓰고 출연료를 지급하는데, 해마다 혈세 400억 원을 지급받는 공영방송 TBS가 계약서도 없이 고액 출연료를 지급했다는 것은 소도 웃을 일”이라고 비꼬았다.

그동안 국민의힘에서는 김어준 씨가 편파방송을 하면서 거액의 출연료를 받았다며, 정확한 금액 공개를 요구해왔다.

이에 대해 김 씨는 전날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내 출연료와 관련해 계속 기사가 나오는데 이게 나라가 망할 일인가”라는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에선 TBS가 최근 독립 법인으로 전환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재정 면에서 서울시에 기대고 있다는 점에서 김 씨의 출연료 문제를 ‘공적으로’ 문제 삼고 있다.

또 김 씨를 TBS 프로그램에서 하차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의한 사람이 30만 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한편, TBS는 김 씨 관련 논란에 대해 출연료는 개인 정보라 공개하기 어렵다면서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2018년 1분기부터 3년 넘게 라디오 청취율 1위를 기록하는 대표 프로그램으로 연간 70억 원 가까운 수익을 내며, (김 씨의 출연료를 포함한) 제작비는 총 수익의 10%에도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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