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도 소비자물가 1% 상승…식재료·석유류↑(상보)

통계청 3월 소비자물가 동향, 3개월째 1%대 오름세
가정 소비 증가로 농축수산물 상승…생활물가 1.8% 올라
국제유가 하락에도 휘발유 등 강세…전년 기저효과
  • 등록 2020-04-02 오전 9:01:19

    수정 2020-04-02 오전 9:01:19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조해영 기자] 코로나19 여파에도 소비자물가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재택근무와 외출 자제로 가정 내 소비가 증가하면서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 등의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국제유가는 최근 하락세지만 지난해 유류세 인하에 따른 기저효과로 휘발유 등 석유류 가격이 크게 올랐다.

지난달 27일 광주 서구 상무금요시장에서 고객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2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54로 1.0%(전년동월대비) 올라 지난 1월부터 3개월째 1%대 상승세를 유지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코로나19 영향이 물가에 상승·하락 요인으로 복합 작용해 (평소에 비해) 크게 하락하지 않았다”며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외식·콘도이용료 등이 낮아졌지만 가공식품·축산물 등 상승 요인도 있었다”고 분석했다.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해 물가의 장기 추세를 파악하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0.7%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0.4% 상승해 199년 12월(0.1%) 이후 가장 낮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8%, 신선식품지수는 3.8% 각각 올라 소비자들의 부담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있지만 가정 내 끼니를 해결하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일명 ‘장바구니 물가’는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출목적별로 보면 식료품·비주류음료(2.6%), 교통(2.7%), 기타 상품·서비스(1.9%), 보건(1.6%), 주택·수도·전기·연료(1.1%), 음식·숙박(1.1%), 주류·담배(1.1%) 등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코로나19 영향에 외부 활동이 줄면서 오락·문화(-1.3%)와 교육(-0.9%) 등은 하락했다.

품목성질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이 1년새 3.2% 올랐다. 채소류는 16.5%나 상승했고 축산물(6.7%), 수산물(7.3%) 가격도 크게 뛰었다.

공업제품은 1.3% 올랐는데 석유류(6.6%)가 상승을 주도했다.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선으로 크게 낮아졌지만 지난해 상반기 유류세 한시 인하 조치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집세와 공공서비스는 0.1% 하락한 반면 개인서비스는 1.1% 상승했다.

주요 품목을 보면 농축수산물 중 배추가 96.9% 급등했고 달걀(20.3%), 고등어(15.8%), 돼지고기(9.9%), 쇠고기(5.0%) 등이 크게 올랐다. 마늘(-22.7%), 고춧가루(-13.6%) 등은 하락했다.

자동차용 액화프로판가스(LPG)와 휘발유는 각각 9.8%, 8.8%, 경유는 3.0% 올라 기름값 부담은 커졌다. 도시가스(3.6%)와 지역난방비(3.3%)도 올랐다.

물가는 경제 후행지표라 코로나19 영향이 늦게 반영될 수도 있지만 4월에도 물가가 뚜렷한 하향 곡선을 그릴지는 불확실하다는 판단이다. 지난해 물가 상승률이 1%대 미만을 기록하며 워낙 낮았고 상승세를 나타내는 일부 품목들도 있어서다.

안 심의관은 “지난해 기저효과도 있어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내려가거나 크게 낮아지긴 어렵다”며 “무상교육 정책과 국제유가 하락 등이 반영되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은 있다”고 예상했다.

3월 소비자물가 동향. 통계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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