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이서 시승기] 신윤재가 인제스피디움에서 만난 카마로 SS - 구매할 수 밖에 없는 스포츠카, 카마로...

  • 등록 2016-08-25 오전 9:17:09

    수정 2016-08-25 오전 9:17:09

[이데일리 오토in 박낙호 기자] 국내 아마추어 레이스 무대에서 풍부한 출전 경험과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하는 벽제갈비 레이싱의 신윤재가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쉐보레 카마로 SS의 시동을 걸었다. 총 거리 3.908km의 테크니컬 서킷으로 알려진 인제 스피디움을 우렁찬 배기음을 내며 질주한 후 카마로 SS에서 내린 신윤재는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본 시승기는 벽제갈비 레이싱의 신윤재 선수의 녹취를 토대로 재구성한 시승기 입니다.

매력적이 디자인의 카마로 SS

노란색 차체에 카마로 SS를 보고 있으니 4,784mm에 이르는 전장은 인제 스피디움을 달리기에는 되려 너무 길게 느껴지지만 이런 넉넉함이 미국 스포츠카의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됐다. 전폭과 전고는 각각 1,897mm, 1,348mm로 스포츠카가 갖춰야 할 공격적인 프로포션을 완성했고, 휠베이스 역시 2,811mm로 무척 길었다.

영화에서 봤던 그 이미지 그대로 눈 앞에 서 있는 카마로 SS를 보고 있으니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존 5세대 대비 더욱 세련된 이미지를 담아낸 전면 디자인은 날렵하게 성형된 헤드라이트와 과감한 터치가 돋보이는 프론트 범퍼와 조화를 이루며 여기에 붉은 색으로 칠해진 SS가 라디에이터 그릴에 자리해 강력한 출력을 암시한다.

스포츠카의 전형적인 ‘롱 노즈-숏 데크’ 비율에 낮게 깔린 전고는 이 카마로 SS가 추구하는 방향성이 무엇인지 명료하게 설명했다. 카마로 특유의 클래식한 이미지에 높은 벨트 라인으로 더욱 작아진 창문이 눈길을 끌었다. 전면에서도 눈길을 끌었던 과감한 터치는 측면 하단부에도 적용되어 카마로 SS 고유의 캐릭터를 강조하는 것 같았다. 여기에 20인치에 이르는 거대한 휠을 탑재해 콘셉카 같은 이미지를 살려냈다.

과감한 전면과 역동적인 측면 디자인에 비해 후면은 다소 심심하게 느껴지지만 리어 윙 스포일러와 SS 배지를 더해 스포티한 감각을 한껏 강조했다. 리어 범퍼에 자리한 듀얼 머플러 팁은 출력에 비하면 다소 심심해 만약 구매를 하게 된다면 별도의 배기 튜닝을 고민하게 될 것 같았다.

소비자를 납득시킬 수 있는 카마로 SS

사실 강렬한 외관에 비해 다소 간결하게 보이는 실내 구성이나 마감이 다소 아쉽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전체적인 형상에 있어서는 클래식한 머슬카의 감성이 드러나는 점이 좋지만 대부분의 패널들이 건조한 플라스틱으로 제작되어 감각적으로 아쉬움이 남는다. 손가락이 닿는 곳의 패널을 조금 더 고급스럽게 제작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국내에서 판매되는 SS의 가격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옵션 사양을 살펴보면 더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이 없을 정도로 풍부하다. 무선 충전 시스템이나 통풍 시트가 눈길을 끈다. HUD도 탑재되어 있으며 후방 카메라, 충돌 센서 등 다양한 사양들이 갖춰진 점은 무척 인상적이다. 계기판 역시 커다란 아날로그 클러스터와 다양한 주행 정보를 표현하는 디스플레이의 조합을 통해 우수한 시인성과 다양한 주행 정보를 제공하는 점도 만족스럽다.

덧붙여 계기판이 형태나 크기가 상당히 큰 편이라서 운전자가 시야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인데 특히 카마로 SS로 서킷을 탈 경우에는 헬멧의 크기로 인해 시트의 높이 조절에 제한이 생기는 만큼 조금 더 유의해야 한다. 계기판 부분이 조금 더 콤팩트 하면 좋겠지만 카마로 특유의 분위기를 고려하면 지금의 디자인 자체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공간에 대해서는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 육중한 차체 덕에 운전석은 넉넉함을 느낄 수 있고, 풍성한 볼륨이 돋보이는 시트는 장거리 주행에서도 높은 만족감을 이끌어 내기 충분했다. 2열 시트는 성인 남성이 앉기엔 여유롭지 않지만 만약의 상황에서 제 역할을 이행할 수 있으며 트렁크는 2열 폴딩 기능 덕에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카마로 SS가 데일리 카로서도 나쁘지 않게 느껴졌다.

완성도를 높인 LT1을 품다

카마로 SS의 파워트레인을 잠시 설명하자면, 보닛 아래에는 GM V8 엔진 계보를 잇는 최신의 LT1 V8 6.2L 엔진이 탑재되었다. 클래식한 OHV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직분사 시스템을 비롯해 가변 실린더 등 최신 엔진 기술을 모두 담아냈다. 실린더 당 770cc가 넘는 육중함에도 불구하고 6,000RPM에서 455마력의 출력을 발휘하며 최대 토크 역시 4,400RPM에서 62.9kg.m를 발휘한다. 여기에 8단 자동 변속기와 eLSD를 통해 후륜으로 출력을 전달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4초에 주파한다. 공인 연비는 복합기준 7.8km/L다.

폭발적인 출력과 매끄러운 8단 변속기

서킷의 직선에서야 마음 놓고 엑셀레이터 페달을 깊게 가져가면서 V8 엔진의 강력한 출력을 느낄 수 있었으나 아무래도 출력을 섬세하게 다듬어야 할 코너 탈출 상황에서는 엑셀레이터 페달 조작이 조심스러워질 만큼 그 출력이 강렬했다. 물론 차량에 적응을 하면서 출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는데 평소에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출력인 만큼 그 가속력은 무척 인상적이다.

특히 RPM을 넉넉하게 사용하면서 넘치는 출력과 함께 V8 엔진 고유의 강렬한 사운드가 울려 퍼지는 그 맛은 효율성을 추구하는 이 시대에서도 여전히 V8 엔진에 대한 요구와 기대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는 당위성을 부여하는 것 같았다. 폭발적인 455마력과 62.9kg.m의 토크는 1.7톤에 이르는 육중한 차체를 인제 스피디움 1번 코너를 향해 거침 없이 이끌었다.

강력한 출력을 후륜으로 전해주는 변속기의 선택은 다소 독특했다. 카마로 SS는 8단 자동 변속기가 장착되어있는데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아닌 만큼 기본적으로 부드러운 모습이다. 다만 스포티한 감각을 살리기 위해 업 쉬프트와 다운 쉬프트의 속도가 기존 토크 컨버터 방식의 변속기들 중에서 발군에 속할 정도로 빨라졌다.

가속 상항에서 업 쉬프트의 경우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부럽지 않을 정도의 변속 속도를 확보했으며 변속 후 전해지는 변속 충격이나 이로 인한 차체의 흔들림을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억제해냈다. 인제스피디움의 긴 직선 구간을 가속하면서 패들 쉬프트를 당겨 변속하는 그 감각은 다른듀얼 클러치 방식의 변속기에 대한 생각이 사라질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다운 쉬프트의 경우에는 엔진과 변속기의 보호에 무게를 두는 것 같은 모습이 보여 주행 시의 즐거움을 다소 감소되는 것 같았다. 특히 다운 쉬프팅 시에 변속 속도나 변속 후 체결 감각이 나쁘진 않았지만 운전자의 의도를 100% 반영하기 보다는 차량 스스로가 변속 타이밍이나 변속 후 엔진의 RPM 등을 고려하여 다운 쉬프팅을 모습이었다.

강력한 브레이크와 압도적인 MRC

브레이크의 지속성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서 아쉽지만 경험한 범위 내에서 카마로 SS의 브레이크는 만족 그 자체다. 브레이크 페달 조작에 따른 응답성도 빨랐고 강력한 출력을 확실히 제어하는 강력한 제동력을 느낄 수 있었다. 고저차가 심한 인제 스피디움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카마로 SS의 출력을 완벽하게 제어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브레이크 페달을 강하게 밟았을 때에도 차체의 밸런스가 한쪽으로 치우기는 일도 없어서 운전자 입장에서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이다.

조향에 대한 반응이 날카롭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스포티한 감각을 살리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전체적인 움직임은 자동차가 코너를 진입할 때에는 약간의 언더 스티어 성향이지만 점차 오버 스티어로 변하면서 운전자를 살짝 긴장하게 만드는 것도 꽤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이러한 조향 셋업은 미국차의 전형적인 표본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강인한 섀시에 뛰어난 출력을 가진 엔진 그리고 조향 감각 등 다양한 요소들이 어우러지는 주행 전반에 대한 감상은 만족 그 이상이었다. 다들 미국 차량이라고 한다면 둔하고 이로 인해 코너 구간에서 휘청거리면서 제대로 달리지 못하는 이미지가 있으나 카마로 SS는 체격을 키운 토요타 86을 타는 것 같이 우수한 완성도를 선 보이며 미국차가 가지고 있는 그 편견을 완벽하게 타파하는 모델인 것 같았다.

특히 MRC의 역할이 크게 느껴졌다. 인제 스피디움은 다른 서킷보다 연석의 높이가 높이 때문에 서스펜션의 조율 능력이 랩 타임에 큰 영향을 준다. 이런 상항에서 1/1000초의 속도로 댐핑의 강도를 조절하는 MRC의 개입으로 카마로 SS는 연석을 오를 때에는 차량의 움직임이 변화가 없을 만큼 부드럽고 유연한 모습을 보이고는 연석을 지나 다시 리범프 되는 상황에서는 빠르게 차체를 안정시키는 견고함을 드러내 차량의 주행에 최적화된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조율했다.

사실 이런 조율의 완성도가 떨어지거나 그 변화가 지나칠 정도로 거칠다면 운전자 입장에서 부담을 느끼게 되고 그 시스템에 적응하기 전까지는 의존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지만 MRC는 말 그대로 ‘운전자가 최적의 주행을 가능하도록 호흡을 맞추는 파트너’ 같았다. 이미 캐딜락이나 다른 차량에서 MRC의 우수성을 듣기는 했으나 이 정도로 매끄럽고 빠르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니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다만 주행을 하면서 긴 보닛과 낮은 시트 포지션 그리고 큰 계기판 등으로 인해 주행 전반에 걸쳐 시야 확보가 다소 어렵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특히 오르막이 많은 인제 스피디움에서는 전방의 시야 확보가 어려운 카마로 SS로 달리기에는 처음에는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서킷이 아니더라도 언덕을 자주 오가는 운전자로서는 전방의 상황을 꾸준히 확인하며 달려야 할 것 같았다.

구매할 수 밖에 없는 존재, 카마로 SS

가격적인 부분에서 확실한 매력을 어필한다. 제대로 만든, 강력한 출력을 자랑하는 V8 엔진을 5천 만원의 가격 대에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큰 매력이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뛰어난 주행 성능이나 출력, 제동력, 서스펜션의 완성도도 눈 여겨 볼 가치가 충분하고 V8 엔진의 사운드는 다른 엔진으로는 채울 수 없는 매력이다.

덧붙여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겠지만 제네시스 쿠페를 380과 비교 했을 때 옵션 사양도 풍부하고 만약 제네시스 쿠페를 구매한다고 하더라도 카마로 SS에 버금 가는 편의 사양이나 V8 엔진의 매력적인 사운드 그리고 뛰어난 출력과 제동력, 안정적인 서스펜션 시스템을 모두 구성하려면 카마로 SS의 가격을 훌쩍 뛰어넘는 비용을 요구하니 되려 카마로 SS가 더욱 합리적인 선택일 것 같다.

점수를 매긴다면 100점 만점에 90점을 주고 싶은 차량, 가격을 생각하지 않고 점수를 매기더라도 88점은 줄 수 있는 차량이라고 생각한다. 카마로 SS는 제네시스 쿠페가 데뷔할 때 순간적으로 제네시스 쿠페의 붐이 일었던 그 시기보다 더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분위기다. 과열되었다고 생각이 들정도로 SNS등에서도 뜨거운데 단순히 가격뿐 아니라 성능에서도 매력적이기 때문에 카마로SS는 그 인기가 꾸준히 이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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