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아파트 청약시장에서 3순위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청약 미달사태가 빚어지면서 청약통장을 쓰지 않으려는 심리가 반영된 때문이다. 특히 청약률이 저조한 서울·수도권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청약을 받는 ‘김포 풍부 푸르지오 센트레빌 1차’는 1497가구 모집에 1208명이 신청해 평균 0.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통장이 필요한 1·2순위에는 41명만 접수했고 나머지 1034명은 모두 3순위에 몰렸다.
지난달 인천 송도신도시에서 청약을 받았던 ‘송도 더샵 그린워크3’도 3순위에 청약자가 몰렸다. 1·2순위에서는 117명만 청약했지만 3순위 땐 5배나 많은 636명이 몰렸다. 서울 동대문구 용두4구역을 재개발한 롯데건설의 ‘용두 롯데캐슬’의 경우 총 청약 인원 166명 중 82%인 136명이 3순위 청약에 나섰다.
3순위는 청약통장이 필요 없어 당첨 후 계약을 하지 않아도 어떤 불이익도 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수요자가 당첨된 동·호수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쉽게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일부 건설사는 청약률을 높이기 위해 3순위 청약 때 인원을 동원하는 경우도 있어 업계에서는 3순위 청약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김병기 리얼투데이 리서치자문팀 과장은 “최근 서울·수도권 분양시장 침체로 수요자가 1·2순위 청약에 나설 필요가 없게 됐다”며 “3순위 청약에 수요자가 몰리면서 경쟁률만 높아지는 착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수요자는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