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만수 공정위원장 후보자 '자진사퇴' 배경은

  • 등록 2013-03-25 오전 11:20:54

    수정 2013-03-25 오전 11:20:54

[세종=이데일리 문영재 기자]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정치권의 십자포화를 맞고 결국 자진 사퇴했다. 지난 14일 후보자 지명 이후 11일 만이다.

한 후보자는 25일 ‘사퇴의 변’을 통해 “직무 수행의 적합성을 놓고 논란이 제기돼 국회 청문회 일정조차 잡히지 않은 채 장시간이 경과하고 있다”며 “새 정부의 순조로운 출범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 한만수 ‘자진사퇴’ 배경은?..꼬리문 의혹 제기에 ‘고민’

한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두고 정치권과 관가에서는 뒷말이 무성하다. 한 후보자가 새 정부 출범에 따른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재산문제가 얽혀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한 후보자는 지명 이후 10여일 내내 세금탈루 의혹과 자질 논란에 큰 부담을 느꼈다고 전해졌다.

야당은 한 후보자에게 ‘탈세 전문가’라고 혹평하고, 중소기업인들은 다국적기업과 대기업을 변호한 후보자의 자질을 문제 삼아 사퇴를 종용했다. 거액의 자산가라는 점도 세간의 입방아에 자주 올랐다. 그는 자신과 가족의 재산이 109억원이 넘는다고 신고했다. 자신의 재산 102억원 가운데 90억은 금융자산이었다.

세금탈루 의혹은 한 후보자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들었다. 김영주 민주통합당 의원은 한 후보자가 1억9700만여원의 세금을 정상적으로 납부하지 않았다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지명철회를 촉구했다. 급기야 한 후보자가 국외에서 수년간 수 십억원에 이르는 거액의 비자금 계좌를 운용하면서 역외탈세를 했다는 의혹마저 제기됐다.

◇ “세금탈루 의혹..다시 교단에 설 수 있을까”

한 후보자가 이날 자진사퇴함에 따라 공정위 내부는 복잡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후보자의 갑작스런 사퇴에 당혹스러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도하는 분위기 모습도 보이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일단 후보자 업무지원을 위해 파견 나간 인사·감사팀 인원을 복귀시키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공정위의 특성상 위원장 후보자의 사퇴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후보자는 그 동안 공정위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세금탈루 의혹이 있는 한 후보자가 다시 교단에 선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 후보자는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지위를 사퇴하고, 본업인 학교로 돌아가 학자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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