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업 IT서비스]①삼성SDS "해외서 두배로 벌어라"

고순동 사장 "연 매출 20% 증가-해외비중 20%로 확대" 제시
전자정부·조달·관세 등 공격적 해외 공략
작년 최대규모 `쿠웨이트 유정 보안시스템`수주 주목
  • 등록 2011-05-27 오후 12:05:00

    수정 2011-05-27 오후 12:05:00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국내 금융권 및 공공기관의 IT투자가 둔화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 IT서비스 시장은 전반적인 경기호전 불구하고 4.2%의 낮은 성장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IT서비스 업체들은 국내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 인도, 미국, 독립국가연합 지역, 중동 등 글로벌지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좁은 국내에서만 벌어선 살 수 없다`는 인식이다. IT서비스 기술과 노하우에 대한 자신감도 있다. 
  삼성SDS, LG CNS, SK C&C 등 국내 IT서비스 대표 3사는 이를 위해 사업구조를 단순 시스템통합(SI)에서 솔루션 위주 서비스로 변화시키고 있다. IT서비스 업체들의 해외 진출 현황과 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지난 1월 삼성SDS 지휘봉을 잡은 고순동 사장의 기자 간담회장. IT서비스 업계 행사로는 이례적으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8년 만에 열린 삼성SDS CEO(최고경영자) 간담회였기 때문인데다, 증시 상장과 대한통운 인수 관련 이슈 등 삼성SDS를 둘러싼 굵직한 소문들이 많아서였다.

▲ 고순동 삼성SDS 사장
"상장이요? 안합니다. 대한통운 인수요? 안해요."    고 사장은 자리에 앉자 마자, 세간의 관심사를 잘 알고 있다는 듯 소문들에 대해 잘라 말했다. 단호한 대답 이후 고 사장은 삼성SDS가 진짜 하고 싶었던 얘기를 꺼냈다.

그는 "올해는 전년대비 매출 20% 성장과 해외매출 비중 20%를 달성하겠다"면서 "한국이 주도적으로 구축하고 있는 세계 각국 정부의 조달·관세 관련 IT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삼성SDS는 지난해 초 삼성네트웍스를 합병한 후 글로벌 ICT(정보통신기술) 업체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를 위해 Innovative(혁신), Creative(창조), Sustainable(지속가능), Passionate(열정)의 머리글자를 따 `ISCP`라는 새 캐치프레이즈도 정했다. 서울 역삼동 사옥 곳곳에는 `ICSP`를 강조하는 벽보가 붙어 있다.

◇"해외 매출비중 20%로 늘린다"

삼성SDS는 글로벌 사업을 강화, 올해 해외매출 비중을 2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10% 수준. 국내외에서 수년간 노하우를 축적해온 전자정부, 조달, 관세, 교통 등 경쟁력 있는 분야에 집중키로 했다. 중국, 동남아시장 경험을 발판으로 중남미 및 선진국 시장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짰다. 

특히 인도·중국을 중심으로 진행해왔던 지능형 교통정보 시스템(ITS), 자동 요금징수 시스템(AFC), 스마트카드 등 기존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IT를 접목, 생활수준을 높이는 융합형 사업형태로 중국, 동남아, 중동, 남미 등 전략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신규 ICT서비스 시장을 개척하고 사업역량 강화를 위해 글로벌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해외사업 규모가 대폭 확대됨에 따라 수주목표 달성을 위한 현장 지원을 강화하고, 조직적인 위험관리 체계도 정비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삼성SDS는 지난해 한국 IT서비스 수출 사상 최대 규모의 사업을 수주하는 개가를 올린 바 있다. 2010년 4월에  수주한 쿠웨이트 유정시설 관련 보안시스템 통합 프로젝트 금액은 무려 4억4000만달러(약 5000억원). 이 사업을 통해 쿠웨이트 전역에 분포한 92개 유정시설을 하나로 통합해 감시 및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92개 유정시설이 제각각 관리돼 유지보수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통합 보안시스템을 구축하면 관리 효율성이 대폭 개선된다. 이 사업을 발판으로 삼아 삼성SDS는 주변 중동 산유국에서 수행되는 유사한 통합 보안 사업에도 적극 참여해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고순동 사장이 올해 사장으로 승진하는 데도 부사장 시절 이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이 큰 역할을 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2002년부터 중국 광저우를 필두로 베이징, 우한, 톈진에서 쟁쟁한 외국 기업들을 제치고 중국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한 AFC 기술도 해외 수출의 효자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2008년에는 프랑스, 일본, 스위스 등 선진기업들과 경쟁해 2000만 달러 규모의 인도 델리 지하철 AFC시스템을 수주했다. 이는 한국과 중국에 구축한 AFC 시스템 구축 사례를 높이 평가한 인도 델리 지하철 공사의 요청을 계기로 이뤄졌으며, 2009년 8월에도 세계 유수의 업체들을 물리치고 1500만 달러 규모의 인도 방갈로 지하철 AFC 사업을 수주했다.

이어 지난 해 10월에는 2000만 달러(약 230억원) 규모의 중국 칭다오 지하철 2호선  사업을 따냈다. 삼성SDS는 이를 발판으로 향후 요금정산센터 등 연관사업과 주차관리 시스템, U시티 등으로 사업 기회를 확대할 방침이다.   ◇전자정부·조달·관세..공격적인 해외사업 전개

2010년 8월에는 총 952만 달러(약 113억원) 규모의 코스타리카 정부의 전자조달시스템인 `메를링크(MER Link)`를 개설했다. 이를 통해 코스타리카는 조달행정을 원활히 하고 정부-민간 간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게 됐다.   코스타리카 라우라 친치야 대통령은 당시 "공공기관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정부기관의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자조달 시스템을 통해 전 시민이 골고루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기쁘다"며 "성공적인 오픈을 위해 노력해 준 삼성SDS에 감사한다"고 했다.

또 지난해 5월에는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930만 달러 규모의 `스리랑카 국세청 조세전산망 구축 사업` 계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스리랑카 국세청 본사와 19개 지사 대상 데이터센터 및 DR(재해복구)센터, 전산화 기반 시설을 만들게 된다.

 
▲ 삼성SDS가 구축한 중국 지하철 자동징수시스템
한편 삼성, CJ, 빙그레, 코오롱 등 국내 100여개 기업에 제공하고 있는 기업용 모바일 오피스 솔루션 `모바일 데스크`도 해외로 나갈 채비를 마쳤다. 지난 4월 말 북유럽 최대 IT 서비스 회사인 티에토(Tieto)사와 전략적 사업 협력을 체결했다. 양사는 특히 삼성SDS의 통합 모바일 플랫폼(SEMP)을 기반으로 유럽 기업을 대상으로 모바일 솔루션 사업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SDS 고순동 대표이사 사장은 "해외사업 확대는 비전 달성을 위한 중요한 축이며, 올해 해외 사업을 위한 체제를 더욱 강화해 해외 매출 비중 20%의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며 "ICSP 핵심가치를 바탕으로 글로벌 ICT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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